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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quaMarine Aug 05. 2018

행복과 인간 관계의 연관성

오늘도 거미줄 위에서 외줄타기 중인 나에게. 

살면서 가장 골치아픈 일이 무엇일까? 


돈에 관한 일? 

골치 아픈 일은 맞다. 다만, 돈에 관련된 일은 언제나 답을 찾을 길이 있고 본인의 능력에 달려있기 마련이다. 

여기서의 능력이란 대부분 사회적인 위치나 소속된 집단에서의 위치에 비례할 것이고  

물론 안 그런 분들도 있겠지만 돈,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분들을 보면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럼 무엇일까?


세상 살면서 가장 골치아픈 일은 바로 인간 관계에 대한 일이 아닐까 싶다. 

사랑이라는 감정, 가족과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모든 관계를 통틀어 하나로 정의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으로 살아가며 다른 이와 부딪히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 관계에 대한 트러블말이다. 


10대의 난, 대부분의 생각은 노는데 팔려있었고 이따금씩 

학교 교우들과의 관계가 틀어졌었으나 그때의 나는 매우 이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언제나 나의 기준은 명확했으니까. 

내가 아끼는 이들만을 신경쓴다. 그 외엔 don't care. 


생각해보니 이런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학창 시절엔 관계가 크게 틀어질 일이 없었다. 

너무나도 심플했으니까. 


20대의 나에겐 이 관계라는게 본격적으로 내 삶에 태클을 걸기 시작했다. 


담배피는 행위를 미워하게 만들어주신 아버지덕에 담배는 손도 안대고 살던 나에게 

아이러니하게도 담배를 피게 만든 장본인은 아버지였다. 물론 아버지는 모르시겠지만.. 

그때의 나에겐 뭐라도 하나 기댈만한 구멍이 필요했다. 매우 잘못된 선택이였다고 생각하지만.. 


26살의 봄.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고, 그때부터 나의 모든 관심사는 "사랑"이였다.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 세상 모든 것은 하찮아질수 있으며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해질 수 있다. 

모든 것이 가능한 감정이 이 "사랑"이라는 감정이다. 


상식적으로 그러면 안되지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해지지 않는 시기가 사랑에 빠졌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 때 이후론 그런 적이 없었으니.. 


20대시절의 내 주변분들과의 관계. 

하나는 가족과의 관계였고, 하나는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였다. 

이 두 감정의 소용돌이가 날 미치게 만들었고, 주저앉게 만들었으며, 다시 힘을 내서 살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30대가 되었고, 남편이자, 가장이 되었으며 

아빠가 되었고, 리더가 되었다.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큰 아들 이라는 Role 이외에도 너무나도 많은 

역할이 생겨났고 이 모든 역할들이 만들어내는 관계가 거미줄처럼 커져만 갔다. 


거미줄같은 이 관계를 잘 관리하다가도 한가닥이 끊어지기라도 한다면, 

혹은 애꿎은 벌레녀석이 날아가다가 갑자기 걸려버리기라도 한다면 

모든 거미줄이 동시에 흔들린다. 그 것을 잘 처리해내지 못하면 거미줄 전체가 무너지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무너지면 다시 만들면 그만이다. 

다만, 이전과 같은 모양의 구성은 만들수가 없을 것이다. 


잃는 것이 있을 것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거미줄이, 

관리가 잘 되고 있을 경우가 가장 행복한 시점인 것 같다. 

모든 줄이 다 잘 관리되고 있고, 아무런 갈등이 생기지 않는 시점에 나는 행복을 느낀다. 


비단 돈이 없더라도, 일이 잘 안풀리더라도 

이 관계가 튼튼하다면 나는 기댈 곳이 있고 의지할 사람이 있으며 찾아갈 사람이 있다. 


돈이 많아도, 일에 대해 승승장구 하더라도 

이 관계가 부서지기 시작한다면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어진다. 

사람은 혼자선 살수 없고 이미 난 많은 관계들이 너무나도 소중해졌기에, 이 것들을 잃고 살아갈 자신은 없다. 


결국 "행복"이란 감정은 

인간 관계의 안정성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젤 크다고 생각하며 

그 외의 요인 - 이를 테면, 돈 같은... 물질적인 것들 - 은 그 때 뿐이다. 







애를 쓴다. 

무던히도. 

하지만 쉽지 않다. 

세상은 - 심지어 가족들이 더 - 나와는 다른 사람들 투성이며 

나와 세상을 보는 기준이 다른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기준이 다르다는 것은 결국 "쉽게 융화될 수 없음"이라는 문제를 야기시키며 

이 문제가 나를 자꾸만 지치게 만든다. 


외줄타기 좀 그만하고 싶은데, 

버릴 수 없는 줄 투성이다. 


그만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 


그 줄은 내가 태어날 때부터 날 감고있던 줄이기에. 

내가 세포단위부터 생겨날때부터 연결된 줄이기에. 


그게 날 힘들게 한다. 

아직도 난 이기적인 모양이다. 

아직도 난 못되쳐먹은 사춘기 꼬맹이인 모양이다. 


어렵다. 뭐가 이리도..

나만 이러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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