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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quaMarine Jun 05. 2023

2화. 덜컥 피아노를 사버렸어요.

업라이트 피아노? 디지털 피아노? 키보드? 컴퓨터 키보드??

아직 학원 강의가 시작하기도 전에 전 모니터 앞에 앉아서 

피아노를 검색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에 나가는 군인이라면 적어도 총을 좋은걸 차야 살아남는거야' 

라는 굉장히 쓸모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쯤 디지털 피아노가 뭔지를 대충 감을 잡고 있었던 것 같고 

야마하 등의 디지털 피아노 가격대가 얼마인지를 파악하고 

그 가격대 근처의 피아노들을 알아보고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첫 강의가 시작된 날. 

강사님과의 어색어색한 첫 인사가 끝나고 

충격적(??!!)이였던 왼손 악보 보는법을 배우고 강의가 끝날 무렵..

강사님께 여쭤봤습니다. 


'슨상님, 피아노는 뭘 사면 좋을까요? 디지털 피아노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디지털피아노요..? 음..디지털 보단 업라이트를 사시는게 좋을꺼같은데..'


'네..? 업라이트요?'


'네네, 지금 치고 계신게 업라이트예요' 


'아..이거..너무 큰데...디지털이 낫지 않을까요?' 


'디지털은 소리도 많이 다르고 타건감도 많이 달라서...업라이트가 나으실꺼예요' 


'음...네 알겠습니다~'


'근데 굳이 안사셔도 되요. 여기 와서 연습하시면 되죠' 


'제가 여기까지 와서 연습을 할꺼같지 않아서요...'


(충분히 답정너스러웠답니다...)

네, 이 대화 후 전 집에가서 디지털 피아노를 질렀답니다. 

(글을 쓰며 돌아보니 진짜 진상이네요. 왜 물어 본거야 대체)


듀로 디지털 피아노! 하하하하

피아노를 추천해주시는 어느 유투버님..(그 여자분 되게 유명하시던데!!)이 추천해주시길래 

귀가 얇은 저는 덜컥.. 이걸 질러버렸어요 


학원에서 처음 배운 책도 사고, 피아노를 셋팅해놓고 흐뭇해하며 찍은 사진


네, 물론 현재도 이 피아노로 열심히(?정말?) 치고 있긴 합니다만...

이게 타건감이 업라이트 피아노와 비슷하다? 는 아닌것 같아요. 


업라이트피아노는 타건감이 굉장히 무겁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힘을 주어서 누르지 않으면 제대로 눌리지 않아요. 


제가 산 듀로 디지털(나중에 알게 된거지만 이거 중국제품이더군요...) 피아노도 

타건감이 어느 정도 무겁다, 진짜 피아노와 비슷하다. 라는 의견이 많은데 

네 맞아요. 디지털 치고 무거운 건 맞는데요, 그렇다고 업라이트랑 비슷하다. 이건 좀 아닌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제가 집에서 열심히 치다가 학원을 가면 

건반을 누르던 힘이 적응이 안되서 저도 모르게 엄청 세게 누르는 경향이 생겨서 그렇습니다. 


집에서는 되게 살살 치는데...업라이트는 그렇게 치면 소리가 잘 안나더라구요...

(아직 제가 피린이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집에서 가볍게 치는 데는 전혀 문제될 것 없습니다. 

소리 조절 가능하고 그다지 무겁지도 않고 라이트하게 치는데 문제가 전혀 없어요. 

문제는 업라이트를 치면 적응이 어렵다 라는데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집에서 '오오 이정도면 잘치는거 같아' 정도까지 연습을 해도 

업라이트 앞에 앉으면 아씨.. 더럽게 못하네 수준이 된다는게 문제죠...ㅠㅠ 




역시 피아노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강사님이 여쭤보시더군요. 


'집에서 아들들이랑 피아노 같이 배우시나요??' 


'네?아..아뇨. 저희 아들들은 저언혀어 관심이 없는데요. 저만 배웁니다.'


'(당황하며)...아 네 그렇군요' 


'...문제가 있을까요?' 


'아뇨 하하하 문제라니요 그럴리가요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역시 피아노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2)

디지털 피아노 산 가격 본전을 뽑으려면 앞으로 3년은 더 쳐야겠지요? 

후..화이팅 해야지 


그럼 다음 화에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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