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없으니 왜 인생이 이리 무상 일꼬.
두 번째 종이책 원고의 마지막 수정고를 넘겼다.
이제 출판사에서 마지막 편집을 하고 있고
곧이어 그 원고가 내게 넘어오면 표지를 디자인하고
곧 출간이 되겠지.
하지만 마지막 최종고 원고를
넘기고도 계속 이 부분을 고쳐야 하나? 내용이 앞뒤가 맞기는 하는 건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잇는다.
끝냈다는 후련함보다는 미련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완성도가 미진했던 것일까?
아니면 늘 치유할 수 없는 워크홀릭이라는 병 때문인 걸까?
나 자신에게 되묻게 된다.
늘 초치기로 사는 삶이었다.
자는 시간이 아까웠던 시절이 있었다.
5시간 자는 일에 죄책감을 느꼈던 시간도 있었고,
컴퓨터 없이는 어딘가로 가는 일이 불안했던 그런 시절이 말이다.
지금 돌아보면 한창 젊은 시절이었음에도
시간이 왜 그리 아까웠던지.
물론 요즘도 5시간을 자면 눈이 떠지는 일상이고,
가방 안에는
화장품 대신 패드와 휴대용 키보드가 담겨 있다.
은행에 앉아서도,
병원에 앉아서도,
글에 대해서 생각하고,
빨래를 개면서도, 설거지를 하면서도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장악한다.
그러니 청춘시절이나, 또 청춘이 아닌 지금 시절도
여전히 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중이다.
마치 숙제를 안 한 아이의 마음처럼 그런 불편한 마음과 함께.
한때 엄마는 그런 말을 했었다.
"배넷병신 -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병이나 결함, 고치기 힘든 습성
은 뭘 해도 못 고치지. "
아무래도 나는 엄마가 말했던 대로
태어날 때부터 고질병처럼 글이란 걸 달고 태어난 걸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지금의 나라는 사람은
아주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작가도 아니고,
유명한 작가도 아니다.
그저 그런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한낱
존재감이 미미한 작가일 뿐.
그래도 여전히 나는 쓰고,
글은 내 삶의 강박이자, 의지이자, 힐링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품을 고민하고
다음 마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