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물정보 본인참여 해 보셨나요?
네이버 웹툰 〈장미아파트 공경비〉를 연재하던 어느 날
우연히 네이버에서 내 인물 정보를 발견했다.
직업: 만화가.
… 나는 만화가가 아닌데요.
당황한 마음에 네이버에 정정을 요청할까 하다가,
꽤 귀찮았다. 굳이...?
그래도 예의상, 한 번쯤은 해 줘야 할 것 같았다.
“저는 만화가가 아닙니다.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정정 사유와 함께 신분증을 보냈다.
답장은 심플했다.
보류.
아, 귀찮아.
만화가든 작가든, 그게 그렇게까지 중요한가 싶어
그냥 두기로 했다.
어차피 나중에 유명해지면 그때 바꿔도 되지, 싶어서이기도 했다.
아직 유명하지도 않은데 뭐.
사실 내 이름 석자는 꽤 흔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작은 시골 학교에 다니던 시절
같은 반에 나와 이름이 완전히 같은 친구가 있었다.
학교에서는 내 이름 앞에 **‘큰’**을 붙였고,
그 친구 이름 앞에는 **‘작은’**을 붙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키.
그러니 세상에는 오죽할까.
네이버 인물정보를 검색하다 보면 나와 이름이 똑같은 사람들이 줄줄이 나온다.
방송작가도 있고,
유명한 논술 학원 원장님도 있고,
동화작가도,
시인도 있다.
그 와중에 나는 만화가였다.
시간이 흘러
<이선동 클린센터〉를 출간했다.
이번에도 다시 메일을 보내본다.
“저는 만화가가 아닙니다.
소설가입니다.”
신분증과 함께 출간 정보를 증명할 수 있는 링크도 보냈다.
답장은 또다시.
보류.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더 유명해지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데스 앤 라이프 걸〉을 출간했다.
이번에는 꼭 정정해야 할 것 만 같았다.
신분증을 보내주세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가려주세요.”
가렸다.
“출간을 증명할 수 있는 계약서를 보내주세요.”
언제 계약했는지도 기억 안 나는
먼지 풀풀 날리는 계약서들을 꺼내 사진을 첨부했다.
답장이 왔다.
“계약서에 포함된 개인 정보를 지워서 다시 보내주세요.”
이쯤 되니 슬슬 짜증이 올라왔다.
인물정보 수정 유의사항을 꼼꼼히 읽어 보지 않은 나에 대한 짜증이랄까?
귀찮음도 함께 몰려온다.
그냥 포기할까 싶다가도, 이왕 시작한 김에
밀린 묵은 빨래를 다 끝내듯 끝을 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모든 개인 정보를 지운 뒤
다시 보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의 노력끝에
네이버 인물정보에 무사히 안착했다.
네이버 인물정보 기준으로는
나는 이제 확실히 작가 사람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