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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Oct 10. 2017

오스트리아 바하우(WACHAU)

도나우강 주변의 아름다운 마을들 - 바하우 계곡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1시간 이내에 위치한 바하우 계곡의 마을들을 다녀왔다. 이곳엔 크렘스, 멜크 수도원 등 비교적 알려진 큰 관광지가 많지만, 이번엔 그동안 가보지 않은 작은 마을 위주로 다녀왔다. 이 지역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 지역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간 곳은 Schloss Schonbuhel (쇤 뷔엘성) 이 있는 마을이다.

Schloss Schonbuhel

도나우 벤트 중 안 가본 곳 위주로 골라 보았는데, 이 아름다운 뷔엘성이 눈에 띄었다. 강가 절벽에 세워진 고성이 운치가 있어 보였다.


성 근처에 다가갈수록 우리 말곤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 그런 고요한 곳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아름다운 성문에 굳게 닫혀 있는 사유지였던 것이다. 성의 입구 대문엔 PRIVAT이란 표시가 떡 하니 쓰여있었다. 이 성의 주인은 어떤 부자일까? 예전 성주의 자손일까? 괜한 궁금증이 들었다. 아쉬움과 부러움이었을까?

  

주변에 호두나무와 사과나무가 있었다. 사람이 별로 안 살아서 인지, 줍지 않은 사과와 호두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집에서 몇 개 주워온 호두를 까먹어 보았는데, 싱싱해인지 정말 고소했다.

쇤뷔엘 성이 보이는 마을
나도 성의 주인으로 한 번 살아보고 싶다

성을 둘러보고 출출해진 우리 가족은 다음 목적지 슈피츠(Spitz) 마을로 향했다.

긴급하게 트립어드바이저를 활용 가장 인기 있는 집을 찾아갔다. 마을 입구에 있는 HAUS PRANKL이란 호텔 겸 식당이었다.

큰 관광버스가 2대나 대어져 있을 만큼 유명한 맛집이었다. 나중에 계속 보게 되었던 관광객들이 모두 이 집에서 점심을 먹은 것 같다. 무려 1680년부터 식당을 한 전통의 맛집이었다.


주요 메뉴는 역시 오스트리답게 슈니첼(넓고 평평하게 자른 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요리)이었지만, 채식주의 식단도 있었고, 어린이 메뉴도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볼 순 없지만, 맛은 그동안 오스트리아에서 가본 식당 중 손에 꼽을 정도는 되었다.


슈피츠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마을이었고, 독일말을 쓰는 관광객(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사람일 것임)도 꽤 있었다.

슈피츠 입구의 선착장
슈피츠의 도나우강

슈피츠는 특이하게 계단식으로 포도를 키우는 이 인상적이었다.

바하우는 백포도주로 유명한 곳인데, 그뤼너 벨트리너나 독일 품종인 리즐링 등 좀 드라인 한 화이트 포도 품종을 많이 생산한다. 물론 나도 1병 사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와인 이름도 Wachau라서 뭔가 이 지역을 대표하는 듯하여 저절로 손이 갔다. 여행 가는 지역의 고유 와인을 사와 맛보는 것이 요즘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슈피츠의 포도밭

도나우강은 유럽에서 볼가강 다음으로 가장 긴 강이다. 그 길이가 2,850Km에 달하며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까지 이어진 강이다. 이름도 두나, 두나이, 두나브, 두나레아 등 나라마다 다르다. 유명한 대도시인 비엔나와 부다페스트를 가로지르는 강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엄청난 길이의 강이다. 이 도나우강을 따라 일주일 이상 다니는 유람선이 관광상품으로 되어 있을 정도이다. 오스트리아에서 루마니아까지 유람선을 타고 도나우강 근처 도시들을 관광하는 것도 유럽의 자연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도나우를 따라 유람선이 흐른다.


유람선이 지나는 도나우 강변의 각 소도시들마다 선착장들이 잘 만들어져 있다.

슈피츠엔 아름다운 대성당이 있었는데, 안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지만, 정돈된 느낌으로 잘 지어진 성당이다.

평지와 계단식 포도밭

슈피치에선 소나기가 잠동안 내렸는데, 아름다운 쌍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에 우리 아이들은 무척 신나 했는데, 지나가는 행인들은 별 관심이 없었다. 강가인 이 동네에선 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무지개가 교회 앞에서 끝나서 저 교회에서 기도를 하면 뭔가 축복이 있을 것만 같다.

또 한 가지 슈피츠에서의 이채로운 장면은 기찻길이었다. 집 바로 옆의 기찻길이 운치 있어 보였다. 기차가 다니면 시끄러울 듯 하지만, 아마도 하루에 몇차례 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은 그런 마을 기찻길이다.

 

슈피츠의 기차길

마지막 방문지는 뒤른슈타인이었다. 이 곳은 한 번 방문했던 곳이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어 잠시 들렀다. 해가 는 도나우 강변을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했다.

뒤른슈타인 강변이 아름다워서인지 결혼식 촬영을 하고 있었다.

지금 느낌을 간직한 채, 행복하게 잘 사세요.

뒤른슈타인 수도원은 흔하지 않은 파스텔톤 색깔의 아름다운 수도원이다.

파란 하늘과 그 빛이 반사되고 있는 도나우강과 잘 어울린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해가 질 때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를 도나우에서 가을의 강변을 산책했던 그 느낌을 간직한다.


오늘 또 하나의 아름다운 유럽을 마음속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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