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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Sep 10. 2016

커피 심부름시켜도 되나요?

직장에서의 한국인과 유럽인의 문화적 차이 ⑦

"밖에 있는 여직원에게 차 좀 타오라고 하지!"

"그 직원은 안됩니다."

"지금은 도와줄 사람이 퇴근해서, 좀 곤란하데요. 직접 타서 드시죠."

"그럼 됐고."


요즘엔 한국에서도 여성 직원에게 차 심부름시키는 문화는 거의 없어졌다. 

예상되듯이 유럽에선 여성 직원이라고 함부로 그런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비서가 있다면 한국과 동일하게 비서의 기본업무에 모시는 분의 차 심부름 등 손님 접대를 포함하면 되고,

비서가 없다면 합리적으로 이해가 되는 범위 안에서, 특정 용도를 한정하여 업무분장에 넣고 이해를 시켜야 한다. 유럽에서도 아무래도 손님 접대 시 남성보단 여성이 차를 접대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엔, 최고경영자의 손님이 온 경우에만 차심부름이 가능하도록 했고, 심부름을 해 줄 직원들에게도 특별히 이해가 되도록 교육시켰다.

하지만 다른 한국인 관리자의 범위까진 확대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례였다.

위와 같은 사례의 경우,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미리 지정하거나, 밖의 여성 직원에게 미리 특별한 부탁을 해 놓는 것이 맞는 상황이었다. 이 부탁은 물론 공적인 업무가 될 수 없다.

손님 접대가 아닌 경우라면, 비서라도 개인의 차 접대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비서라도 이럴진대, 일반직원에게 어떤 개인 심부름을 공적으로 시키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외국인이 현지인의 도움 없이 모든 개인 사안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인 외국인 모두에게나 공통되는 업무는 개인 일이라도 회사가 도움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는 해당 사안별로 처음부터 담당자가 지정되고, 업무분장이 잘되어 있어야 한다.


만일 사적인 일로 회사 현지 직원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면 정중히 부탁하고 작은 사례라도 함이 마땅하다.

왜냐면 그 현지 직원의 선택에 의해 자발적 도움을 준 것이고, 자기 시간을 할애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편하게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자주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보통의 경우 중부 유럽인은 동료건 상사 건 개인적 도움을 요청하면 흔쾌히 도와주고 사례도 바라진 않는다. 그래도 도움을 부담 없이 요청하기 위해선 직원과의 평소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만일 관계가 좋지 못한 자신 부서의 상사가 개인적인 부탁을 자주 한다면, 그 부탁을 당장은 들어줄지는 몰라도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회피하기 시작할 것이다.


사적인 일을 요청할 때는 그럴 정도의 인간적 교류가 있는 사람에게 공손하게 부탁하고, 일이 끝났을 때나 그 후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마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문화적인 차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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