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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Sep 21. 2016

프롤로그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해야만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

내가 속한 문화권과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으로부터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기초가 시작된다. 한국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에 진출하여 기업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다국적 환경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 고유의 독창적 문화를 진출한 곳에 전파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진출 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무시한 채 한국적 사고방식과 조직 문화만을 강요하고 그들의 조직문화를 송두리째 바꾸고자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음이 분명한 결과로 드러날 것이다.

 

어느 베트남 회사의 유럽 진출 실패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슬로바키아에 2008년에 진출한 이 회사는 경찰 조사를 받고 엄청난 경영상의 문제를 초래했다. 문제는 유럽에서는 금기사항인 직원에 대한 신체적 체벌을 한 사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상식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문화권 출신의 조직 관리자가 법률적 문화적 차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없으면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곳에서의 기업 운영은 본국에서의 방식과는 분명 달라야 한다. 또한 경영자, 관리자 등 조직의 주요 구성원들의 문화적 다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필수 덕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서로 간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 가는 과정은 그 다름을 구분하고, 그 차이를 기꺼이 마음속으로부터 존중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나의 문화와 다른 부분에 대한 나름의 조화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느 문화권에 동화되는 일은 억압적인 방법이건 필요에 의해서이건 역사에서 충분히 찾아볼 수는 있다. 하지만 문화적 정체성이 확고해진 현대의 사회에서 문화적 정체성을 바꾸고자 하는 일은 무모한 일이 될 것이다. 혹시 한국인 경영자의 마인드에 진출해 있는 국가의 조직 문화를 한국식으로 바꾸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근대 유럽 역사에서 어느 민족도 피지배 민족의 문화를 그들이 원하는 대로 온전히 바꾸지 못했다. 현대 유럽이 다원적 민족국가로 이루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진출 국가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또한 이러한 차이에 대한 이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글로벌 기업환경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문화 국가 기업 간 M&A는 특히 신중하게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직장에서 손쉽게 구별되는 중부 유럽과 한국문화에서의 차이를 살펴보자.

직장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직원 간 식사 예약만 하더라도, 중부 유럽의 경우는 최소 일주일 전 시간과 장소 선택은 기본이고 보통 미리 메뉴도 선택한다. 반면 한국문화였다면 즉흥적으로 상사가 원해서 식사가 진행될 수도 있으며 메뉴도 가서 고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늘 있는 회의의 경우도 유럽에선 사전에 회의 시간 및 주제 공지는 기본적 사항이지만, 한국은 즉석에서 결정된 회의도 충분히 가능하다.

유럽인은 한국인보다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반면, 한국인은 순발력이 강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다. 경쟁이 심한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속도경쟁이나 순발력은 생존의 필수 덕목인 반면, 유럽인들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계획과 전략을 세우며 각 계획과 전략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이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는 분명 한국인보다 집중력이 돋보인다.

한국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사회 속에서 현재의 적응력을 키우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비즈니스에서는 관계 형성을 위한 나름의 충분한 시간을 사용하고 나서야, 본격적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반면, 중부 유럽인은 중장기적 계획하에서 치밀한 분석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관계 형성을 위해 쓰는 시간 보다, 향후 계약의 세부조건 등을 따지는데 신경을 쓰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처럼 비즈니스에서도 정해진 시간의 사용법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유럽 내 직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차이 사례를 통해 한국인과 중부 유럽인의 사고의 차이를 비교하고, 그 다름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글을 쓰는 목적이 달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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