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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Mar 03. 2017

유럽인의 직장과 개인 삶의 조화

유럽인의 삶의 가치와 직장의 조화

개인의 삶과 직장의 조화, 가정과 직장의 조화.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한 조건이 되기도 하며, 이상적인 직장의 모습을 생각할 때 빠지지 않고 고려되는 조건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9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느낀 유럽인의 직장에 대한 가치관과 삶의 우선순위는 평범한 한국 직장인 삶과 많은 차이가 존재했다.


어쩌면, 이것은 오랜 시간 각 나라마다 가정에서의 개인 혹은 국가경제를 구성하는 요소로서의 직업인으로의 삶을 살아오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일상화된 개인들의 보편적 모습의 차이라고도 생각된다.


이러한 작장과 개인 삶의 조화나 균형에 대한 덕목을 생각할 때, 유럽인과 한국인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지속적으로 내가 주장하는 가장 큰 차이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다.

시간의 사용에 대한 측면과 그 시간 사용의 우선순위에 대한 부분이다.


또 하나의 뚜렷한 차이는 개인과 집단(조직)의 가치와 그 우선순위에 대한 것이다.


 마지막 카테고리는 자신이 속한 국가 또는 공통 문화권을 가진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지대한 영향이다.

사회는 국가 또는 문화권의 오랜 시간 여러 변화를 거쳐 형성된 동일한 역사를 공유한다. 전쟁, 정치적 변화, 체제의 변화 등 한 국가 혹은 문화권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삶과 가치관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공통의 커다란 사건이나 역사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한국인에겐 6.25 전쟁, 자본주의 시장경제, 군사 독재 정권, 여러 번의 민주화 운동, 급격한 공업화와 서구화, IMF 외환위기 등이다.

반면, V4국가 문화권(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에선 2차 대전 이후 역사만을 본다면, 공산화, 공산주의 붕괴 및 민주주의 공화정 수립,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 EU 가입, 유럽 금융위기 등일 것이다.


 시간의 사용 측면에 있어 비교해 보자면,

유럽인의 시간에 대한 개념은 정확하지만, 멀리 보고 미리 준비하는 면이 강하다. 다급하게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을 본질적으로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시간 사용의 우선순위도 당장의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하기보단, 장기적으로 지금의 시간을 사용해 장기적 효익을 가져올 수 있는 선택을 한다. 즉흥적이기보단 계획적인 시간 사용에 능한 사람들이다.

이런 시간 사용에 대한 우선순위를 개인의 삶과 가정에 대입해 본다면, 아주 급한 일이 아닌 이상 정규 직장일과(시간)가 끝나면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한 시간을 보내는 데 최선을 다한다. 일반 한국 직장인의 시각에선 '정말 가정적인 사람이야.'라고 평가할 것이다. 직장에서의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동료와 혹은 고객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시간 보단 가족을 위한 시간 사용이 일반적일 경우 우선순위에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족과의 유대가 직장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기 위한 시간보다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두 번째 항목인 개인과 조직 중 어느 것을 우선시하는지와도 연결되는 내용이다.


 어느 유럽인 직장 동료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늦게까지 일을 하나요?" 

나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회사와 나의 발전을 위해서죠." 

그 유럽인은 다시 질문했다. "회사와 당신의 발전이 있으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조금은 철학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질문에 그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답을 했다. "회사의 성과가 좋아지면 직원에 대한 보상이 좋아질 수도 있고, 가정 경제에도 도움되겠지요. 가장이니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 해야죠."

그는 다시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늦게까지 일하는 게 가족을 위해 좋은 것인가요? 아님,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게 가족을 위해 좋은 것인가요?"

난  이렇게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직장에서 버티기 힘들고,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힘들답니다."

대답은 했지만 참 서글펐다. 내가 무엇이 잘못된 것 일까? 한국인의 삶이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유럽에 오래 산 게 죄다. 그들의 나와는 너무 다른 삶이 극명하게 비교가 되니까 말이다.


 한국인에게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직장의 가치는 나에게 무엇인가?

지금 직장과 개인의 삶이 조화를 이루고 있냐고 나 자신에게 반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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