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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A Jun 22. 2024

챗GPT로 칼럼봇 개발

GPTS 업무에 적용하기

0622

@시험

시험이 끝났다. 수요일과 목요일 이틀 동안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었던 것 같다. 드럽게 바빴다. 그냥 죽고 싶었다. 괴로웠다. 

그 괴로움이 시험 시간에 터졌는지, 시험지에다 개드립을 쳤다. 아프리카 정책 당국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산업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제언을 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첫 단어부터 "친구여,"로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술 한 잔 하면서 MOU를 맺음세"로 끝냈다. 스스로 웃겼다. 교수님이 장관 출신이신데 제발 나와 유머 코드가 같길.

아니 난 웃긴데... 다시 생각해도 웃긴데... 웃기지 않을까?!



@챗 GPT-챗봇 개발
크으... 난 천재. 목요일 저녁 시험인데 하필 그날 주간 당직이었다. 주간당직의 업무는 시시각각 올라오는 타매체의 주요 기사와 공시를 정리해서 요약하는 것이다.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고 체력은 떨어지고 글이 안 읽히길래 챗GPT로 챗봇을 급조했다. 


이른바 당직봇.


어떤 형식으로 요약하고 정리해야 하는지 학습시켜 놓으니 내가 읽을 필요 없이 기사를 긁어서 붙이기만 하면 됐다. 검수는 물론 했지만. 데스크도 무리 없이 통과됐다. 대박...!


다음 날 야간 당직하는 선배한테 추천했더니 시간 얼마 들지도 않는 거 그냥 하면 되지, 굳이 왜 필요하냐고 한 소리 듣긴 했지만 정말정말 급박하거나 정말정말 게으르거나 정말정말 읽기가 싫거나 오탈자 등 사소한 실수를 자주하는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도움이 되리라 본다. 내친 김에 신나서 공시까지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를 몇 시간 동안 하고 당직 매뉴얼까지 업데이트 한 다음 스토어에 올렸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뿌리고 피드백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리고 칼럼봇을 만들어서 동료들에게 뿌렸다. 


칼럼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부담이 큰 업무로 꼽힌다. 3주에 한 번 꼴로 칼럼을 쓰는데 국장이 직접 데스킹을 한다. 통과하지 못하면 모든 기자들에게 알려진다.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셈인지라 기자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그래서 회사가 요구하는 분량, 쓰면 안 되는 표현, 톤, 표현 등등으로 지침을 구성하고 GPT를 학습시켰다. 


하지 말라는 짓을 자꾸 하고, 분량을 자꾸 어기는 등 실수를 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쓸만하다는 평가가 있다. 오히려 데스크에게 들키면 없애라고 할 것 같다는 걱정하는 동료도 있었다. 그만큼 쓸만하다는 거겠지?! 


때때로 AI를 활용해 기사, 과제, 논문 계획서 등을 작성할 때면 비록 회사에서 돈을 받고 있긴 하지만 네이버나 구글, 오픈AI는 언론사를 공짜 노예 정도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출처를 밝히는 게 보상은 아니잖나. 


심지어 네이버, 구글, 오픈AI 등 생성형AI 기술 회사들은 그렇게 학습된 AI를 바탕으로 수익을 낸다. 그들은 우리가 생산한 기사로 돈을 버는데 언론사들은 그들이 출처를 밝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나? 


기사는 AI에게 있어서 최적의 학습 도구다. 정제된 문장으로 어느 정도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전달해서다. 그러나 기사의 저작권에 대한 논의는 너무나도 초기단계다.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사는 그저 AI가 링크를 통해 자사 홈페이지로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아뒀을 뿐이다. 그러나 무슨 소용이 있나. 연합뉴스는 통신사다. 통신사의 뉴스는 다른 언론사들이 모두 받아쓴다. 연합뉴스가 막은들 다른 곳에서 그걸 그대로 보도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리고 그렇게 받아쓰는 언론사들이 부지기수다. 


제아무리 영상정보의 힘이 강해졌다고 하지만 텍스트와 소리, 이미지의 결합으로서 영상의 위력이 강해진 것이지 텍스트가 빈약하면 영상 정보의 전달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론사도, 기자도, 너무나 본인의 콘텐츠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아닌지. 


아무튼 칼럼봇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은 얼추 다 반영한 것 같다. 지금부터는 동료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수밖에.


다음 목표는 성우봇과 기사봇이다. 


성우봇은 국립국어원의 자료와 검색을 활용해 텍스트에 장모음과 단모음을 표기해주는 것을 골자로 만들고자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좀더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그리고 주어진 지문과 대사가 어떤 상황인지, 어떤 감정을 담고 있는지 맥락과 상황을 분석해 제시하고 어디에서 읽는 텐션이나 톤 등을 어디에서 변화를 줘야 다채롭게 들릴 수 있을지 등을 표시하는 데까지 발전시키고자 한다. 


기사봇은 경제 기사에 특화해서 만들 참이다.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PDF로 먹이면 발제거리를 찾아내고 실적 변화를 억원 단위로 만들어 표로 산출, 엑셀 파일로 업로드해주며 이걸 바탕으로 기사를 쓰는 데까지 발전시키고 싶다. 


기자는 머릿속에 인터뷰 기사, 르포, 스트레이트, 인사, 실적, 매각, 경영권 분쟁 등 무수히 많은 장르의 기사에 대한 틀을 외우고 있는 기능인이다. 기사는 형식이 너무 다양해서 자유로워 보일 뿐 사실 정형화한 틀에 담겨 찍어내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가독성이 좋은 거고. 익숙한 문장, 문단의 짜임새라서 독자들이 후루룩 읽어낼 수 있다는 거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복잡할 뿐 AI가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다고 AI가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잘 쓰는 건' 다른 얘기다. 내가 목표로 삼는 건 통과의 수준, 천원짜리 밋밋한 팝콘 정도의 스낵 같은 수준의 무언가다. 잘 쓰는 것, 잘 읽는 것, 그래서 감동을 주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다. AI가 이것까지 해내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애초에 데이터베이스가 너무 부족하다. 특정 분야에서 장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한 세기에 몇 명 없으니까 학습을 할 수조차 없다. 


아무튼 시험이 끝나니까 별 게 다 재밌다. 


헤헤 만든 GPT를 적극 홍보해야겠다. 


https://chatgpt.com/g/g-fEv4y61Rj-kalreombos

https://chatgpt.com/g/g-TV6pks7g7-ribyugisabos

https://chatgpt.com/g/g-RjcBGqzmK-nyuseu-gongsi-yoyag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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