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학원'이라니..
아직 나는 학부형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서,
이런 기사를 읽을 때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학교에 가면 무엇이 달라질까를 생각하다 보면, 설렘보다 먼저 걱정이 앞선다.
몇 시에 하교를 하는지,
방학은 얼마나 길지,
그 시간 동안 아이는 어떻게 케어해야 할지.
아직 겪어보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마음이 분주해지는 이유는,
이미 학부형이 된 주변인들의 고충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변인들은 방학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한숨을 쉰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방학이냐"는 말이 농담처럼 오가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한탄이 담겨 있다.
아이들은 쉬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이라고 하지만 어른들의 하루는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밥학원'이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때, 이건 남 얘기가 아니라 곧 나의 일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학원을 보내는 이유가 공부가 아니라 밥 때문이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망친다고. 그 말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을 꺼내기 전에 한 번쯤은 방향을 바꿔 고민해 볼 문제가 있다.
사회와 세상이 달라졌는데, 학교는 어떠한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난 것은 부모들이 갑자기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면 외벌이로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살기 위한 생존일 수 있다.
사회가 달라졌고, 그에 따라 생활의 전반이 이전과 같지 않게 변해왔다.
아이를 키우는 조건 자체가 달라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며 끊임없이 맞춰 적응해야 하는 우리의 삶은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공교육도 함께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아이에게 학교는 교과서 안의 지식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생활 습관과 규범, 관계의 방식을 함께 익혀가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교육기관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학교가 이러한 영역들을 외면할 때, 그 자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채워진다.
사교육이 커진 이유는 단지 선행학습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학원이 맡고 있는 건 아이의 시간이고, 하루의 공백이다.
밥을 주는 학원이 방학 전부터 대기를 해야 하는 사회에서
지금 필요한 질문은 학교가 무엇을 더 책임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아이들의 시간이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