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홍보 이야기]2-3. 용역의 A to Z

by 다퍼주는 손과장


2-3.용역 A to Z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전국적인 조직망이 있는 기관이다. 모든 거의 시·군·구에 있는 기관이다. 때문에 전국을 총괄하는 본사의 역할은 전체적인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고, 또한 본사에서 근무하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본사에서의 근무는 현장에서의 업무와는 완전히 다른 업무를 해야 한다. 내가 처음 본사로 발령받은 후 근무한 부서는 사업부서였다. ‘공간정보’라는 신사업을 개발하고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서였는데, 본사 발령을 받자마자 엄청난 페이퍼 워크과 행정처리로 정신이 없었다. 매일매일 야근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일을 했었는데, 더 큰 난관이 곧 다가왔다. 바로 ‘시스템 개발 사업 발주’. 두둥!! 그때 당시 공공의 시스템에서 Active-X를 걷어내는 작업을 했었는데, 우리 공사의 시스템 중에 ‘침수흔적관리시스템’도 그 대상이 되어, 겸사겸사 Active-X도 걷어내고, 화면 구성을 바꾸는 등 시스템 개선을 진행하는 용역이었다. ‘발주’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었던 나에게 수천만 원짜리 시스템 용역을 발주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용역의 내용을 정리하고, 업체에서 제안해 줬으면 하는 사항들을 기록한 RFP(Request For Proposal/제안요청서) 작성부터 금액을 구성하는 산출내역서 작성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아쉽게도 전임자는 파일 복사만 해주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 상황에서 나 혼자 헤쳐 나가야 하는 인생 일대의 난관이었다. 창피한 일이지만 그때 올린 시스템용역발주 결재 문서는 총 8번의 반려를 받았고, 계약부서에 가서도 비공식적으로 10번 이상 깨졌다. 진짜 눈물 콧물 쏙 빠지게 학습을 하고, 어렵게 용역 발주를 완료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 사업을 완료하고 결과를 보고하기까지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난생처음 해보는 일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그때 느낀 것은 “아, 현장에서 돈 벌기도 힘들지만, 그 돈을 잘 쓰는 것도 이렇게 힘들구나”였다.



현장업무를 10년간 해오면서 모든 측량업무, 기술적인 일들은 나 스스로 해야 했다. 외부인이 도와줄 수도 없었으며, 내가 한 측량 업무는 같은 조직에서 다른 사람이 대신 마무리해 줄 수 없었다. 하지만 홍보업무는 나 혼자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시스템, 영상제작 등 전문가의 능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때 추진하는 것이 바로 ‘용역’이다. 용역인 모든 일을 직원 개인이 할 수 없기에 업무의 효율성과 추진을 위해서 일정 비용을 주고 외부 전문가나 전문기관에 일을 맡기는 것이다. 앞서 말한 침수흔적관리시스템Active-X 제거 및 고도화 용역 같은 업무를 비전문가인 담당자가 할 수 없으니 용역을 맡기는 것이고, 그렇게 용역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수행사를 모집과는 과정이 ‘발주’이다. 물론 ‘용역’은 꼭 필요에 의해서 추진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특성상 예산이 넘쳐나는 곳은 없다. 홍보 업무에서 용역은 정해진 예산안에서 효율적으로 홍보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용역을 추진할 때는 우선 ‘왜 이사업을 하는지’, ‘우리 기관은 이 사업을 통해서 무엇을 달성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담당자가 정확한 Goal을 갖고 있지 않으면, 용역을 수행하는 수행사도 힘들고 용역이 끝난 후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도 없다. 홍보업무를 하면서 추진한 대표적인 용역들은 광고제작, 간행물(책) 제작, 홈페이지 구축, SNS운영, 영상제작, 행사 개최, 홍보물 제작 등이 있다. 각 부분별로 전문적인 기술과 제작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다. 광고 제작의 경우 국내에서는 대형 광고기획사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제일기획, 대홍 같은 국내 대형 기획사들은 적은 예산의 공공부문 광고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참고로 국내 광고시장의 80%는 상위 5개 대형 광고회사들이 독점하고 있다시피 한다. 하지만 우리 공공은 아직 발굴되지 않는 진흙 속에 진주를 발굴해야 한다. 뛰어난 창의성이나 기술력이 있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곳을 찾아내 사업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광고뿐 아니라 다른 용역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장에서는 용역을 추진하는 방법과 용역 추진 시 꼭 챙겨야 하는 점들을 말하고자 한다.




방향을 잡자

사실 대부분의 용역 계획은 전년도에 대략적으로 잡아진 상태이다. 인사이동으로 인해 새로 부서를 옮겼거나, 사무분장이 다시 됐다면 아마도 지난해 세워진 사업 예산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예산을 수립할 때는 대략적인 윤곽만 그리지 정확한 사업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해 연도 담당자는 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용역 추진을 위해서는 담당자의 구상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할 것이며 그중에서 어떤 부분을 용역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공공 쪽에서는 그 일을 ‘왜’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근거가 필요한 것이다. 자신에게 맡겨진 모든 일을 용역을 줬다가는 자리 책상이 없어질 수 있다. 공기업이니 쉽게 잘리지는 않지만 공기업에서 가장 무서운 인사 시즌에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꼭 용역을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서 윗분들을 설득하고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해 어떤 부분을 어떤 방식을 추진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잡는 게 용역의 첫 번째다. 맡겨진 일이라고 바로 시작하지 말고, 해당 업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이때이다. 정확한 방향을 설정한다면 용역사를 움직이는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베끼기는 나쁜 게 아니다.

윗분들을 설득할 때 가장 좋은 것은“00님, 00기관에서 이거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합니다. 저희 쪽에서 이런 방식으로 도입하면 저희 색깔도 살리면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거다. 좋은 말로 벤치마킹, 나쁜 말로 표절이다. 공공부문 홍보는 다 거기서 거기다 그나마 좋은 나은 아이템은 서로 써먹기 바쁘다. 2019년에 EBS(EBS에서도 공공기관이다) 의 펭수가 히트치자 아류작들이 많이 쏟아서 나온 것을 봐도 베끼기가 얼마나 공공 쪽에서 업무하기 편한 방식인지 알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성공한 홍보라고 해서 그대로 들고 오면 말 그대로 ‘베끼기’이다. 베끼기만 하는 홍보담당자는 결재권자에게 ‘일 안 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벤치마킹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기관의 성격에 맞는 아이템을 발굴하는 게 첫 번째이다. 그리고 좋은 아이템이라고 하더라고 소요되는 예산 규모를 꼭 고려해야 한다. 프로모션 같은 이벤트성 행사라면 그 규모에 따라서 홍보효과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프로모션 비용은 비슷하더라고 그 행사를 알리는 광고금액에 따라서 참여인원과 이슈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 ‘좋은 거니 우선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장조사를 하고 도입을 하게 된다면, 타 기관 대비 낮은 효과로 인해 문책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시장조사를 해야 할까.



우선 내가 하고자 하는 업무와 유사 사례가 있는지 네이버, 구글 등에서 기사 검색을 하는 게 첫 번째이다. 공공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홍보수단은 언론홍보이기 때문에, 공공에서는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자랑거리’가 생기면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때문에 기사 검색은 홍보담당자들에게는 자료의 보물창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 포털 기사 검색을 통해서 홍보아이템을 발굴했다면 그다음 스텝을 밟아야 한다. 기사에서는 단편적이고 함축적인 내용만 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용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용역을 위해 제시된 ‘제안요청서’와 ‘과업지시서’를 찾아야 한다. 제안요청서와 과업지시서는 용역의 성격과 해야 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문서인데, 그 안에는 사업의 목적, 내용, 비용 등이 자세하기 나와 있다. 그 문서들은 공공부문의 모든 용역이 모여 있는 국가종합전자조달 나라장터(www.g2b.go.kr)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나라장터는 그다지 사용자 친화적인 사이트는 아니다. 때문에 여러 검색어를 통해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용역들이 타 기관에서 한 사례가 있는지 잘 찾아봐야 한다.


국가종합전자조달'나라장터'


나라장터는 용역에 평균적인 단가와 추가로 초짜가 혼자 쓰기에는 버거운 제안요청서, 과업지시서 등의 자료까지 얻을 수 있으니 용역을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줄기의 빛과 같은 곳이다. 처음 용역을 추진하는 사람이 과업지시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관련 법규는 물론이고 사내의 사규, 계약 예규까지 검토되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정해진 서식과 흐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라면 꼭 나라장터에 올라온 용역들은 참고해서 우리 기관에 맞는 과업지시서와 제안요청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얼마 드는지 알아야 용역을 시작하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공공기관은 사업을 시작할 때 이미 정해진 예산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산 수립 당시의 사업 계획은 전체적인 방향만 잡혀있는 상태일 것이다. 이제는 그 사업을 구체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소요예산의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사업 예산을 다시 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예산은 정해져 있으나, 그 예산을 다 쓸 것인지, 덜 쓸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단계이다.(정해진 예산보다 더 쓰기 위해서는 예산부서와의 길고 힘든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의 구체화에 따른 과업 추가, 변경, 삭제 등이 이유들과 물가 변동,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인한 사업금액의 변경은 필연적이다. 꼭 사업 시작 전에 가격에 대한 시장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예상 소요액을 확인하자.



사업에 소요되는 최종 예산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알아봐야 한다. 단가표가 명확하게 있는 과업이 아닌 경우에는 시장 형성 가격, 즉 견적서가 사업금액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시장 형성 가격 조사는 발로 뛰는 것이 정답이다. 말처럼 진짜 발로 뛰기에는 우리는 시간이 너무 없으니,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자. 앉아서도 가장 쉽게 시장조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선 인터넷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 분야를 검색해서 관련 업체들의 리스트를 뽑아야 한다. 우리 공사가 하는 ‘공간정보’사업의 경우 국내에 해당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리스트까지는 필요 없지만, 홍보업무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국내에도 수많은 광고대행, 인쇄, 콘텐츠 제작 업체들이 있다. 때문에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포트폴리오를 참고해서 일하고 싶은 업체들의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견적서 요청은 해당 업체에 나와 있는 메일로 문의를 해도 되지만 전화를 통해 전체적인 과업내용과 방향을 설명한 뒤 메일을 보내는 것이 견적서가 회신될 확률이 훨씬 높다. 견적서를 위한 시장조사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업체마다 같은 조건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어느 한곳에 더 많은 정보를 주거나 편파적인 조건을 제시한다면 향후에 다른 업체에서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다. 용역은 금액이 수반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내·외부 감사에서 주 타깃이 된다. 때문에 항상 조심에 또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견적서는 최소 3곳 이상의 업체에서 받는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계약 관련 규정에는 수의계약(평가 없이 계약을 하는 경우)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2인 이상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견적이라는 것이 업체의 상황에 따라서 많은 편차가 있기 때문에 시장 단가를 정확히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최소 3곳, 가능하면 5곳 이상의 견적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내가 캐릭터 굿즈 제작을 위해 총 5곳의 국내 업체들에게 문의를 했을 때 최대와 최소 견적 차이는 무려 3배가 났었다. 견적은 최대한 많은 곳으로부터 받아보는 것이 안전한 용역 추진에 도움이 된다.




문서작성

시장조사를 완료했다면 이제 사업 추진을 위한 붙임문서(제안요청서, 과업지시서, 산출내역서)가 완료된 상황일 것이다. 이제 용역을 추진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공공은 문서로 시작해서 문서로 끝나는 업무다. 모든 일을 문서화해서 증거와 증빙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공공의 일이다. 특히 돈이 왔다 갔다 하는 용역 업무 추진은 문서에 오점이나 흠결이 없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감사’ 대상이 되어 심한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업체로부터 개인적인 선물이나, 금품을 받지 않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이제는 공공에서 이런 것들을 받는 문화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홍보업무를 시작하는 홍보주니어의 문서 작성은 당연히 전임자의 문서를 참고해야 한다. 단 컨트롤+C, 컨트롤+V는 결재권자로부터 심한 타박과 동시에 반려(문서를 결재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를 받을 수 있다. 전임자의 문서는 참고하되 자신만의 스타일로 바꿔야 한다. 전임자가 조사한 자료들을 최신화한다거나, 추가 자료나 올해에는 바꾸고자 하는 방향들을 넣으면 된다.(정 모르겠으면 그대로 타이핑이라도 다시 치자.)


기본 문서 작성 후에는 ‘붙임문서’를 만들어야 한다. ‘붙임문서’는 용역을 추진하기 위한 참고자료나 필요한 자료이지만 본문에 넣기에는 너무 많은 내용일 때 쓰는 문서이다. 필수적으로 용역 추진에서는 제안요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제안요청서(RFP)는 내가 용역을 추진하고자 하는 내용을 넣은 문서로 ‘업체에서 이렇게 제안해 줬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제안요청서에는 굉장히 많은 내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혼자서 쓰기보다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라장터 등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본인의 스타일과 기관 성격에 맞는 제안요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제안요청서와 비슷한 성격으로 과업지시서가 있는데 이것은 제안요청서와 비슷하긴 하지만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내용들을 담는 문서이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둘 중에 하나만 있어서 용역 추진이 가능하다. 제안요청서가 완료되면 산출내역서라는 것을 작성해야 한다. 견적서를 통해 조사한 시장 가격을 토대로 내가 용역 추진에 필요한 예산을 계산해 본 것이다. 산출내역서랑 견적서는 성격이 다르니 견적서를 붙임 문서에 넣는 일은 없도록 하자. 제안요청서와 산출내역서는 용역을 추진하기 위한 필수 문서이다. 다만 국가계약법상 소액(2,000만 원) 이하의 용역은 ‘입찰’이라는 과정 없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제안요청서가 아닌 과업지시서와 산출내역서만 필요하다.


*수의계약: 용역 추진의 편의를 위해서 소액의 경우 업체 평가를 생략하고 금액 등을 통해서 엄체를 임의로 선택해서 바로 계약을 추진하는 절차





제안평가 및 업체 선정

모든 결재문서 완료되면 나라장터, 자체 전자조달 등에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의 공고가 올라간다. 업체들은 이 사이트에서 자신과 관련 있는 용역을 선택하고 사업을 따기 위한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사업을 따기 위해서 업체들은 제안요청서를 참고해 제안서를 만들고 공고일로부터 10일~40일 이내에서 제안이 들어온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평가(심사위원들이 PT발표 등을 통해서 기술력을 확인하는 평가, 80~90%)와 가격평가(입찰가격을 평가, 10~20%) 등의 제안평가를 거친다. 제안평가에서 우수하게 점수를 받은 업체와 최종 계약을 하고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평가는 업체 입장에서는 사활이 걸린 일이다. 사업을 제안하기 위해 기업의 역량을 쏟아부어서 제안서를 만들고, 때때로는 시제품까지 만들어서 제안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금액이 큰 사업의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1년 목표량과 맞먹는 사업일 수 있기 때문에 평가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굉장히 민감한 상태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홍보담당자들은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이다. 평가의 기본을 잘 지키면 되는 것이다. 정에 이끌려 눈감아 주는 행위는 나중에 큰 봉변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 번은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진행하는 3.5억 원 규모의 유튜브 콘텐츠 제작 용역 평가에 참여한 적이 있다. 총 8개의 업체가 제안에 참여했고 정말 근소한 차이로 1위 업체가 선정되었는데 2위 업체가 이의 제기를 했었다. 1위 한 업체가 제안서 제출 시간을 안 맞췄다는 것이다. 2위 업체가 제안서 제출 시간 종료 직전에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자신의 뒤에 온 사람이 바로 그 업체였기 때문에 그 업체는 제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제출했고, 그래서 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미 외부 평가 위원들을 모시고 평가를 완료하고 결과 보고 및 계약부서에 협조 요청까지 완료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담당자는 진땀이 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계약이라는 것이 ‘돈’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의 제기에 대한 확인은 해야만 했다. 제안서 제출인의 모습이 담긴 CCTV까지 다 뒤져서 확인 결과 1위 업체가 제출 시간을 약 3분 넘겨서 제안서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탄 모습이 확인되었다. 결국에서는 그 평가에서 1위를 한 업체의 평가 결과는 무효 처리가 되었다. 그리고 2순위로 평가를 받은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다. 과연 그 용역은 잘 되었을까?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모든 일은 시작이 중요한 법이다.




결과보고

공기업은 보통 용역 추진이 완료된 후에 대금 지급이 이루어진다. 이때 용역이 완료되었다는 결과물들이 있어야 한다. 검수는 용역의 최종 마무리이고 정해진 예산이 지급되는 최종 절차이다. 때문에 담당자는 과업에 대한 명확한 증빙들을 확인해야 한다. 담당자가 사업을 잘 진행했다고 알고만 있으면 안 된다. 물품을 제작했다면 물품의 사진을 첨부해야 하고, 시스템 개발이라면 제안요청서에 명시된 기능들이 잘 작동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결과물은 제안요청서 작성 시 명시되어야 하며, 결과물에 대한 증빙이 명확히 않았는데도 담당자가 용역을 검수(완료되었다고 확인해 주는 과정)해 주었을 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검수는 1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 3인 이상이 함께 검수를 진행해서 사업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번은 연구 용역을 진행한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용역 덕분에 입사 최초로 ‘징계’라는 것을 받게 된다. 문제는 검수였는데, 과업 진행은 순조롭게 잘 되었지만 최종 검수 사진은 완성된 보고서가 아닌 초안 보고서로 찍은 게 잘못이었다. 제안요청서에는 초안으로 검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검수 절차 미흡으로 종합감사 과정에서 ‘징계’를 받았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역시도 막 행정업무를 시작했던 시작 단계였기에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바로 전에 연구용역을 했던 과장님의 검수 문서를 참고했었는데, 그때 그 과장님도 ‘초안 검수’ 관계로 나와 함께 사이좋게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후로 최종 결과보고를 위한 ‘검수’에서만큼은 제안요청서에 있는 내용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철저하게 하고 있다.




용역은 공공기관 업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고 일의 퀄리티는 높일 수 있는 것이지만, ‘돈’이 연관되어 있기에 신경 써야 할 부분도 굉장히 많은 일이다. 업무처리의 공정성은 물론이고, 서류적으로도 꼼꼼히 보고 체크해야만 내가 안 다칠 수 있고, 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 내가 처음 본사 발령을 받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 ‘침수흔적관리시스템 고도화 용역’은 용역은 시작부터 굉장한 난항이었다. 공식·비공식으로 수십 번의 반려는 받은 그 경험은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았다. 물론 다시는 그런 방법으로 일을 배우고 싶지는 않다. 우리 홍보주니어들은 부디 나와 같은 뼈아픈 배움의 과정을 겪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번 장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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