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나는 지금 여기 있어, 바로 너의 곁에 있어

by lxxlxsx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당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쓰기 시작했던 때는.

당신의 하루가 궁금해지고, 당신과의 만남을 기다리기 시작한 때는.


-19도를 기록하며 러시아보다 춥다며 날씨 어플을 캡처하던 날. 이럴 때에도 집 밖으로 나와 일을 한다며 장난스럽게 자조적인 웃음을 나누던 16년의 첫 겨울날 이었다. 긴 하루 일과가 끝난 늦은 저녁, 당신은 친히 운전기사를 자처하여 나와 내 동료를 태우고 사무실로 향했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비지엠을 당신의 차를 몇 번 타봤던 내 동료가 흥미로워했다. 예상치 못한 박효신의 노래에 내 동료는 당신의 차에서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웃었고, 당신은 요즘 자신의 마음 상태라며 답했다. 그리고서 그다음 한마디부터였던 것 같다.


XX 씨한테 분위기 있어 보이려구요.


당신의 그 말에 나는 깔깔깔 거리며 늘 그렇듯 장난치지 말라고 웃어넘겼다. 그런데 그날 밤 나는 잠이 오지 않는 캄캄한 새벽을 맞이하며 문득 당신의 말이 생각났다. 새벽 냄새가 여명을 타고 내방 창가로 넘어올 때까지 당신 차에서 흘러나온 노래를 찾아들었다. 별 뜻 없었던 당신의 말 한마디에 그 노래가 담긴 앨범의 전곡을 듣고 또 들었다.


설레이고, 기뻐하고, 상상했다.


날 기억이나 할까요
내 이름조차 생각이나 날까요
누군가 매일 그대를 위해
늘 기도해온 걸 알까요
그대가 난 부럽죠
나 같은 사람 너무나 흔하겠죠
혹시나 그대 알고 있나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동경-박효신


그리고 같은 앨범 속 다른 노래는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당신에 대한 감정을 다시 끄집어내었다. 그리고 마치 앞으로의 나를 예견하는듯한 노랫말이 2차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왔다.


#미스터당신 #사랑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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