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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anna 리애나 Dec 04. 2023

버킷리스트였던 해외여행에서 시작된 호주로의 이민

한국인인 내가 호주에 살게 된, 나의 이야기 첫 페이지

해외 유학, 해외 이민, 워킹 홀리데이 그리고 해외 한 달 살기.

한 번쯤 해외에서 사는 건 어떨까? 하고 외국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검색해 보는 단어들이다.


나는 20살 이전까지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렸을 적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해외여행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해외에서 살아보는 것이 버킷리스트였지만 해외여행 한번 가본 적이 없었기에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았던 해외살이에서 해외여행으로 버킷리스트를 수정했다. 해외살이에 대한 로망과 함께 여행으로라도 한 번쯤 짧게라도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외국 영화를 보면 나오는 이국적인 풍경과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 아침햇살을 받으며 카페 야외 좌석에서 책을 읽는 장면들이 어린 내 눈엔 너무 멋져 보였다. 그렇게 해외살이에 대해 막연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 당시 갑자기 워킹홀리데이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호주나 캐나다, 영국 등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에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일을 하며 영어도 배우고 돈도 벌고 여행도 다닐 수 있다는, 말 그대로 워킹 + 홀리데이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는 대학교 3학년이었고 4학년이 되면 졸업과 취업 준비로 바쁠게 분명했기에 이건 어쩌면 내 버킷리스트를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꼭 한번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휴학을 하고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처음 가본 해외는 나에겐 신세계였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책을 읽고 대화를 하며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과 각각의 개성을 살려 입은 자유로운 옷차림, 길 가다 눈이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를 하고, 해변에는 수건 한 장 깔고 태닝을 즐기는 사람들과 파도 위를 날아다니는 서퍼들, 처음 보는 낯선 풍경과 분위기에 저는 완벽하게 매료되었다. 



그렇게 좋았던 호주살이의 기억과 함께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졸업 후 취업을 하고,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늘 그렇듯 짧은 휴가와 같은 워킹홀리데이의 기억은 너무 강렬했고, 돌아온 일상의 삶은 너무 따분했다. 매일 똑같은 일상과 업무, 특히나 저의 적성과 상관없이 미래의 안정성을 보고 선택한 직업은 나에게 어떠한 행복이나 성취감을 주지 못했고, 자꾸만 호주에서의 삶이 그리워졌다. 


호주에서의 삶이 그리워서 갑자기 호주로 이민을 간다는 건 그때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이 뭔지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외국 항공사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 일도 하면서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니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길로 퇴사를 하고 외국 항공사 승무원 면접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영어학원과 승무원 학원비를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와 같이 외항사를 꿈꾸는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면접 연습도 같이 하며, 밤낮없이 주말도 없이 6개월을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이 정말 미친 듯이 면접 준비를 했다. 






승무원이 될 운명이었는지, 노력이 통한 건지, 지원한 2 곳의 유명한 외국 대형 항공사에 모두 합격을 했고, 가고 싶던 항공사로 선택을 해 외항사 승무원이 되었다. 그렇게 100개가 넘는 다양한 나라의 도시들을 비행하며 각기 다른 나라들이 가진 매력에 새로운 나라에 갈 때마다 매번 좋아하는 나라가 바뀌었다. 


그렇게 많은 나라들과 사랑에 빠졌어도, 역시 첫사랑은 못 잊는 법이었나 보다. 외항사 승무원을 마치고 정착해서 살 나라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나는 호주로의 이민을 결정했다. 


하지만 워킹홀리데이로 잠깐 머물렀던 그때의 삶과, 실제로 호주에 정착해 삶을 꾸리는 건 엄청난 차이라는 걸 호주에 도착한 지 일주일도 안돼 바로 깨달았다. 그렇게 반짝반짝하고 빛날 것만 같던 호주에서의 생활은 짧은 휴가에서 일상이 되어버린 순간 더 이상 설레지 않았다. 아니, 따분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을 넘어 고난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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