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거 진짜 제가 제안할 수 있어요?”
아이의 질문을 들은 순간, 아이의 눈빛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그 안엔 말로 다 옮기지 못한 생각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어요. 마치 이렇게 묻는 듯했죠.
‘나도 세상을 바꿔도 되나요?’
저의 코딩 수업에서는 '코딩'을 가르치지만, 사실 진짜로 주목하는 건 '문제'입니다. 그리고 더 정확히 말하면, 문제를 향한 아이들의 질문입니다.
놀라운 건, 아이들은 세상을 기가 막히게 정확히 봅니다. 어른이 무심히 넘긴 뉴스를, 아이들은 마음에 새기고 다시 꺼냅니다.
“왜 아무도 그걸 바꾸려 하지 않아요?”
그 물음표는 어쩌면, 아이들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한 첫 번째 문장일지도 모릅니다.
그날 수업 시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놀이터에 ‘10세 이상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었다는 기사에, 아이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죠. “말이 돼요? 놀이터인데?”
누군가는 교사를 폭행한 뉴스를 보고 “어른들도 보호받아야 해요”라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특수학급 친구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우리 학교에도 그 친구들을 위한 공간이 더 필요해요”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말은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너무 날카롭고, 때로는 기발해서 웃음이 났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그냥 넘기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수능 제도를 없애자고 했고, 어떤 친구는 선생님들에게 갑옷을 지급하자고 했고, 어떤 친구는 쓰레기통에 ‘뇌파 감지 욕설 추방 장치’를 달자고 했습니다.
발칙하다고요? 하지만 그 발칙함 속에, 세상을 바꾸고 싶은 진심이 있었어요.
그건 문제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태도고, 무엇보다 기특할 만큼 용감한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가르치기보다 같이 고민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정책'이란 단어는 낯설지만,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은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세상을 바꾸는 질문을 합니다. 덕분에 저는 오늘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