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과 83년생의 낯선 만남
영화 <김군>은 83년생 강상우감독이 만든 영화다.
“철학적 상황은 서로에 대해 낯선 용어들 간의 어떤 만남이다”
알랭 바디우의 말처럼 5.18과 83년생은 낯선 만남이다.
5.18을 경험한 적이 없는 83년생이 영화를 통해 광주를 만났다는 것은 하나의 사건이다.
그는 5.18에 대해 잘 모르는 한 사람으로서 광주를 찾았다고 한다. 그런 외부자의 시선으로 광주를 찾아가서 5.18 관련자를 인터뷰하면서 진실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왜 이 시점에서 5.18 광주를 만났을까?
사실 이 점이 나에게는 매우 중요했다. 우리 세대에게 5.18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으로,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감독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하나의 먼 역사적 사건에 불과한 이 서사가 왜 다가왔을까?
물론 계기는 있었다고 한다. 지만원이 5.18 시민군을 북한군 광수로 지목하고 이를 정파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진실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는 책으로 읽은 5.18의 현재적 의미가 더 궁금했다고 한다.
영화는 4년여에 걸쳐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강감독이 광주 5.18을 만난 것은 우리의 촛불혁명의 과정과 함께 한다. 그 때 우리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서 투쟁 중이었다. 그것은 우리사회의 민주주의가 현재 진행형이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빼 놓을 수 없는 사건 중의 하나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이다. 그러한 역사적 의미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도 국정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일어났다. 그것을 용납하거나 방조하는 일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자기부정과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5.18의 실재에 다가가 진실을 밝히고 그것의 현재적 의미를 되살리는 것이 그에게는 중요한 작가적 소명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러나 그가 GV에서 밝혔듯 잘 모르는 솔직한 접근이 그의 본 마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것이 어떤 결론을 가지고 접근한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고 오히려 영화적으로 큰 감동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들 세대에게는 역사 속에나 존재했던 먼 이야기가 이토록 생생하게 살아있는 역사로 다가오게 만들었다는 것도 놀라운 감독의 재능이다. 자칫 묻힐 수도 있는 기억을 찾아 오늘의 새로운 의미로 되살린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