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니샘 Jul 04. 2019

좋은 교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자기 편이 되어주는 배움터와 일터가 필요한 까닭


학교의 습관은 너무나 깊고 두터워서 바꾸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습관적 행동이 학교보다 더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곳도 드물다. 우리가 학창 시절을 직접 경험했다는 사실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학교는 이런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책, 영화, TV 등에 나오는 학교의 모습을 보라. 천편일률적이지 않은가? 그러므로 우리가 학교의 전형적인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야말로 판이 박힌 일상이 이럴진대 이 모습을 바꾼다는 것이 어찌 쉬울 수 있겠는가?     



학교를 바꾸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변화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교사가 바뀌면 학교의 모습이 바뀔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옛 습관과 새로운 습관 사이를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낳은 갈등과 긴장의 순간도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이 순간들이 지나가면 틀림없이 도약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완성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교사들도 배움의 열정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한다. 교사의 배움의 열정이 없고서는 가르치는 일이 즐거울 수 없고, 교사가 즐겁지 않으면 학교는 그저 그런 일터에 불과하게 된다. 사람은 습관을 바꾸고 싶은 강력한 이유와 그것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가지고 있을 때만이 그들의 습관을 바꾸기 시작한다. 이는 교육혁신을 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사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청이나 학부모로부터 격려와 지원을 받아야 하고 다소 낭비적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교사들이 하고자 하는 바를 맘껏 해볼 수 있는 자유를 누리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다소 길더라도 재촉하지 않고 지켜보고 격려받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주어져야 한다. 아이들은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때 가장 잘 배운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들에게는 화장실 가는 것이 편안하게 느껴져야 한다. 교사들은 어떠한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에는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포함된다. 또한 그것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 가기를 두려워할 때 학부모들은 “선생님들은 좋은 분들이야, 그분들이 너를 잘 도와줄 거니까 믿어야 돼”라고 말하며 아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 이것은 어린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그렇다면 교사에게는 다를까?


우리는 모두 안전하고 예측할 수 있고, 자기편이 되어주는 편안한 배움터와 일터가 필요하다. 뛰어난 교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기꺼이 배우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 가르침에는 구체적 행동 처방, 즉 다시 말해 모범적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론과 풍부한 사례들이 있다. 이것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배우려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례를 공유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치유와 교사로서의 성장을 맛보게 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훌륭한 교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