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윈터 슬립>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카파토니아가 배경인 터키 영화

by 화니샘

굳이 해석하자면 ‘겨울잠’인데 자기만의 동굴에서 깊은 동면을 하고 있는 한 남자가 어떤 계기로 인해 깨어나는 이야기다. 주인공 이름인 아이딘은 터키어로 ‘계몽된 지식’이란 뜻이라고 하는데 그의 위선적인 삶의 태도를 여러 사람의 눈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의 길고 지루할법한 예술영화지만 카파토니아가 배경이어서인지 지루한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 영화적 완성도도 뛰어나다.


전직 배우이자 작가인 아이딘은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아 호텔도 운영하고 시내에 상점과 집이 여러 채 있어서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지방지에 기고하면서 도덕이나 양심 등에 관해 이야기하길 즐겨한다. 그의 여동생 네즐리는 이런 그를 위선자로 비판하는데 아이딘은 이를 빌붙어 사는 주제에 한가롭다는 듯 매우 못마땅하게 여긴다. 서재에서 나누는 이들의 대화가 이 영화의 핵심 주제이기도 한데 여동생이 부모님의 죽음에 슬퍼하지도 않으면서 영성에 대해 기고하는 그의 태도를 비난하자 그는 겉으로만 울라는 법 없다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이처럼 그는 자신을 합리화하고 우월감을 표하는 것이 거의 생활화되어 있다. 그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할 리 만무하다. 그렇지만 그런 그도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그의 자기중심적인 세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마련된다. 그것이 뭐였을까를 곰곰이 생각하다 불현듯 생각났다.


결국 홀로 남은 그는 깨달은 것이다. 혼자서만 살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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