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 답하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이 영화는 1982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블레이드 러너>를 모티브로 해서 드니 빌뇌브 감독이 지난 해 만들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미래사회에 대한 묵직한 철학적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다. 영화적으로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서사구조와 이미지, 음향, 연기 모든 면이 완벽에 가까울 정도여서 전편에 이어 SF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지만 흥행 실패로 당분간 이런 영화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편을 보아야 즐거움이 배가되고 줄거리가 이해된다. 그러나 전편보다는 화면이 좋아졌고 철학적 질문은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이 작품만으로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미래사회를 디스토피아로 그리는 점은 여느 SF영화와 다름없지만 주인공들은 좀 색다른 점이 있다. 하나같이 뭔가 허전함을 담고 있고 방황하고 있는 듯하다. 아마도 미래를 살아 갈 우리들이 겪게 될 존재의 물음을 담아내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이미 상영이 된 영화라 줄거리를 잠깐 소개하면, 전편에서 리플리컨트라는 복제 인간이 행성에 전투팀으로 파견되었다가 반란을 일으키는데 지구에 숨어 든 그들을 찾아 폐기하는 경찰이 블레이드 러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서사를 담고 있는데 마지막 장면이 레이첼이라는 여성리플리컨트와 함께 도망가는 것으로 끝난다.
이번 영화에서는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하는 새로운 블레이드 러너가 반란에 가담한 리플리컨트의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도망친 레이첼이 아이를 가졌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 아이를 찾아 더 정교한 리플리컨트를 만들려는 회사와 아이를 지켜내려는 블레이드 러너간의 대결이 주요 줄거리다. 스토리도 신선하지만 영화의 곳곳에 숨어 있는 철학적 질문과 미래의 재현모습이 흥미롭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거대한 홀로그램 그래픽 광고, 햇빛발전소로 가득찬 도시, 미래의 건물 등 영화의 재현 기술은 한계가 없는 듯하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철학적 질문은 인간과 동등한 지적 능력을 가진 AI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유전학적으로 만들어질 정도는 아닐지라도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기계인간의 등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을 인간을 위한 노예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철학적 주제가 될 것이다.
이성과 과학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계몽시대의 꿈은 이제 현실이 되어간다. 하지만 기술의 과잉발전과 인간사회의 발전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 정치경제와 문화에서의 권력 독점과 경제에서의 빈부격차는 집단적 창의력을 제한하고 정보기술의 수확물을 독점하며 우리사회의 에너지를 대결적인 파멸로 몰아간다. 그로 말미암아 우리는 미래사회를 디스토피아로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보다 깊게 사고하고 소통하며, 집단지성과 단호한 행동으로 연대한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공감과 박애정신으로 무장한다면....
해답이 떠올랐다.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