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모든 창작은 누군가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창작의 원천인 그 누군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일이다. 영화의 오마주는 그 대표적인 예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고글만 쓰고 헬멧 없이 바이크를 타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장면이 로렌스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서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를 다시 보게 되었다. 맙소사.. 바이크 타는 게 오프닝 장면이었다니...
(로렌스는 실제 바이크 사고로 죽었는데 그 때는 핼멧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고로 인해 이후 헬멧 착용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아주 어릴 적 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기억이 흐릿하다. 그렇지만 사막을 누비던 로렌스의 모습과 열차 습격 장면은 지금까지도 내 머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당시에 같이 영화를 보러 갔던 큰형이 여자가 나오지 않는 영화라고해서 진짜인지 확인하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내 기억으론 정말 여자는 한 명도 안 나왔다.
다시 보니 새록새록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장대한 풍경이 압권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들이 떠올랐다. 아마도 이후 영화에서 많은 감독들이 이 부분을 따라했기 때문일 것이다.
독보적 비주얼과 강렬한 캐릭터로 인해 이 영화는 불멸의 고전에 올랐지만 나에게는 이방인이면서도 아랍민족의 해방을 위해 싸웠던 실제 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고 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오마주로 인해 다시보고 싶은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