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은 오직 "나야 나"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말한다

by 화니샘


<빌 브라이슨의 영국산책>이라는 책을 보면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 내용인즉 영국인들은 자기 나라 영토가 무척 넓다고 착각하고 있고, 특히 과거에는 여름이 더 길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영국은 차도 왼쪽으로 다니며, 극장에서 흡연도 가능하다. 이처럼 영국인들의 거리나 시간 감각이 제멋대로인 것은 아무래도 자기중심성이 다른 유럽인에 비해 더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빌 브라이슨이 미국에서 왔다고 하자 영국인들이 물어본 말이 참으로 재미있다.


“미국에 가보고 싶었는데, 거기에도 울워스(대형유통업체)가 있나요?”
“네, 울워스는 미국회사인데요.”
“그게 무슨 소리요. 울워스가 미국회사라구요. 그럼 콘플레이크는요?”
“미국에도 콘플레이크가 있느냐 말이죠? 그것도 원래 미국에서 만든 거죠.”
“그럴 리가, 말도 안 돼 ! 그거 참, 그럼 콘플레이크도 있고 울워스도 있는 미국을 놔두고 뭐 하러 영국까지 온 거요?”

이것은 자기중심성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아주 사소한 예에 불과하다. “혹시 여러분은 운전을 하면서 당신보다 느린 사람은 멍청이고, 당신보다 빠른 사람은 미친놈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까?” 이 말은 20세기 천재적 코미디언 조지 칼런이 한 말이다. 인간이 저지르는 이러한 어리석음은 인간 인식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의 인식은 실체와 간극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인식과 실체가 1:1로 대응한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인식이 특별히 더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추정한다. 물론 이 추정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


당신보다 느리게 운전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느린 게 분명하고, 당신보다 빠르게 운전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빠른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잘못이 없다. 왜냐하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말이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어떤 음악을 듣고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하거나 이웃집 아주머니가 만들어주신 음식이 맵거나 짜다고 하는 경우, 이를 자신의 경험이나 취향에 대해서 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아니라 그 음악이나 음식에 대해 말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내 반응에 동의하지 않으면 당신은 아마도 그들의 취향이 유별나다고 생각하지 내가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예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고 느낄 때 “왜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를까?”를 곰곰이 반추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반추의 대상은 나에서 곧 다른 사람들로 옮겨간다. 즉 ‘내가 뭘 잘못했을까?’ 또는 ‘내가 유별난 점은 무엇일까?’ 가 아니라 ‘그들은 뭐가 잘못됐을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사람들은 자기가 사물을 그대로 인식한다고 여긴다. 요컨대 그 음악은 시끄럽고, 이웃집 아주머니가 만들어 준 음식은 실제로 맛이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자신의 인식이 주관적이라고 받아들여야 함에도 객관적인 인식으로 받아들이는 이 경향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채고 극복할 수 있을까?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책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을 알려준다. 지혜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첫째는 지식이다. 두 번째는 통찰이다. 세 번째는 판단 혹은 분별력이다. 지혜롭다는 것은 단지 지식이 많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혜를 갖추려면 사람들의 행동이 평범하면서도 가장 강력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해야만 한다. 아울러 사람들이 언제, 그리고 왜 잘못된 판단을 하고 틀린 예측을 하며 서투른 결정을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즉 지혜로운 사람은 지식과 통찰, 그리고 판단이라는 3가지 요소를 모두 포괄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떤 사건을 개별적이 아닌 전체적으로 바라보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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