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의 일본 오마주 영화
구로사와 아키라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서 영감을 얻은 이 영화는 일본영화에 대한 동경, 더 정확하게 말하면 두 감독의 영화에 대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오마주다.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으로 초대되었으며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했다. 서사는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본어와 영어가 혼재되어 사용된다. 그렇지만 영어만 번역되거나 자막 처리되고 일본어는 자막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프롤로그는 일본 설화에 빗대 고바야시와 아타리의 관계를 설명한다. 고양이 가문의 전통을 잇는 메가사키 시의 고바야시 시장은 메카시 광풍을 연상케 한다. 일본의 전체주의를 빗댄 듯 하고 이민자들을 추방시키는 트럼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미래의 일본을 전제했지만 이는 현재에 대한 비틀기다. 경제와 과학은 발전했으나 정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의 정치를 노골적으로 풍자한 점이 흥미롭다.
유학생 트레이시는 백인 유학생인데 이곳에서는 이방인으로 취급되고 급기야는 추방된다. 아마도 역시사지의 마음을 느껴보라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마지막 챕터에서 아타리가 자작시(하이쿠)을 읽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모두가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공명을 일으킨다. 나에게는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였는데 왜냐하면 적어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나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꽤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더 생각나는데 아타리가 치프에게 뭘 물어오라고 시키는 장면이다. 치프는 자신은 애완견이 아니라 절대 물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 건 곧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그가 조용한 말로 부탁하자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생각해서 한다”는 그 대목이 감동적이다. 우정을 위해 신념을 포기하는 것인데 치프는 그것을 기꺼이 하니 말이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가 읽혀져서인지 자꾸 생각나는 장면이다.
이 영화는 세상의 사악함에 맞서는 소년의 순수함과 개들의 우정, 그리고 그들의 연대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는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다. 음악은 <7인의 사무라이> OST가 반복되어 나온다. 확실한 아키라 감독에 대한 오마주다. 음악 중 스폿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I won‘t Hurt You가 반복되는데 마음을 울린다. 이 영화의 주제인 진정한 연대와 우정에 잘맞는 노래라는 생각이다.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겠어” 들어보시라고 링크를 걸어둔다.
https://www.youtube.com/watch?v=OVcjPd0pz7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