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자무시<천국보다 낯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

by 화니샘

짐 자무시를 단박에 주목받는 감독으로 만든 영화다. 흑백으로 찍었는데 이유는 칼라가 주는 잡스러움이 시선을 흐릴까봐 그랬단다. 이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일종의 패러디라고 할 수 있다. 자무시는 장르를 묻자 “코메디”라고 했다는데 역시 그다운 유머다. 영화를 보면 느끼겠지만 황량하고 쓸쓸하고 우울할 뿐 그야말로 웃음기는 찾아보기 힘든 영화인데 어째서 코메디라고 했을까? 미니멀리즘의 대표적 영화로 흑백에다 나오는 사람도 아주 단출하다. 별다른 장식적 장면도 없고 달랑 세 명이 주인공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간다.


헝가리 출신으로 뉴욕 빈민가에 살고 있는 윌리와 그를 찾아오는 사촌여동생 에바, 그리고 그의 친구 에디...이 세 사람의 만남과 일상...그리고 그들이 떠난 여정을 아주 밋밋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보고 나면 잊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일상이 이와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첫 장면이 매우 압축적이다. 미국에 도착한 에바가 바라보는 황량한 공항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세상(천국보다 낯선?)이고 다른 방향으로 떠나는 비행기는 누군가 떠나고 누군가 오는 것을 은유한다. 에바가 하루만 머물다 갈 줄 알았는데 클리블랜드에 있는 고모가 입원하는 바람에 열흘을 같이 지내게 되자 윌리는 처음에는 매우 귀찮아한다. 그렇지만 그녀가 떠나자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그리워하다 1년 후 도박으로 돈이 생기자 에디와 함께 그녀를 찾아 클리블랜드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새로운 변화를 상징한다. 그렇지만 클리블랜드에 도착한 그들이 내뱉는 “낯선 곳인데도 어디서 본듯하다” 대사가 말해주듯 우리는 어디에 있는 익숙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또 다른 곳,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는 플로리다로 여행을 떠나지만 그 곳 역시 그들에겐 낯선 천국일 뿐이다.


짐 자무시는 미국인이면서도 늘 이방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세상을 보고자 했다. 그는 자신이 사는 아메리카를 천국으로 표현하기보다 낯설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이기도 하다.


ps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를 보고 짐 자무시에게 반해서 이후 그의 영화를 일부러 찾아보게 되면서 본 영화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꼭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