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경문고가 6번째로 자사고 취소 신청
각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학교들이 교육청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반고 전환을 자진해서 신청하는 학교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전북 군산 중앙고와 익산 남성고, 그리고 대구 경일여고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서울에서도 경문고가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에 따르면 경문고는 7월 15일 자로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교육청은 현재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문고는 최근 몇 년간 지속한 학생 충원율 저하, 중도 이탈률 증가, 재정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에 어려움이 있어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경문고는 내년 2020년 재지정 평가가 예정된 학교로 최근 들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사고가 그동안 누려왔던 입시 명문학교란 명성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수시모집의 확대로 자사고의 강점이 사라지는 대신 내신의 불리함이 여러모로 단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자사고 폐지 공약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자진 취소 신청의 배경에는 내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지는 것을 우려해 스스로 전환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일반고로 자진 전환한 미림여고 등 사례와 교육청의 지원 약속이 이들의 자진반납 결정을 앞당겼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일반고로 전환하고 싶어도 학부모와 동문의 반발 등으로 눈치를 보는 학교들이 있는데 이번 경문고의 사례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학교가 앞으로도 더 나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경문고 등 이번에 일반고로 자진 전환을 신청한 자사고들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심의 및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 동의를 신청하게 되고, 교육부가 동의하면 2020학년도부터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어 일반고로 전환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