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말하기
“ㄹㅇ급식체 몰라서 포스팅 봐줘서 고마운건 ㅇㅈ?
ㅇㅇㅈ 동의? 어보감.
ㅇㄱㄹㅇ ㅂㅂㅂㄱ ㅃㅂㅋㅌ
버벌진트 버캔스탁인 부분 팩트 체크 들어가면
샘오취리도 놀라서 에취하구요.
충격실화 감동실화 리얼스토리인부분 ㅇㅈ?
ㅇㅇㅈ 대박중박소박 명박이도 인정하는 부분이구요.
인정 안해서 후회한다면
후회할 시간을 후회하는 각이구요.
오져따리오져따 지려따리 지려따
쿵쿵따리쿵쿵따 산기슭이 인정하는 바이구요.
슭곰발이 인정하는 바입니다.“
이 말을 반 정도만 알아도 아이들과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언어인 ‘급식체’이다. 해석하면 이렇다. “진짜 급식체 몰라서 글 올린 것 봐줘서 고마운 것 인정하고 동의한다.” 어보감은 동의보감에서 따 온 말로 급식체 동의보감이란 뜻이란다.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ㅇㄱㄹㅇ ㅂㅂㅂㄱ ㅃㅂㅋㅌ은 순서대로 이거레알, 반박불가, 빼박캔트로 레알은 진짜라는 뜻의 real을 소리 나는 대로 본뜬 것이고, 빼박캔트는 빼도 박도 못한다의 빼박과 할 수 없다 CAN'T 를 붙인 단어다. 버벌진트 버캔스탁인 부분 팩트 체크 이후는 재미로 사용하는 힙합의 라임에 해당한다.
‘급식체’는 급식을 먹는 10대들이 쓰는 언어라는 뜻으로 그들만의 신조어를 뜻한다. 교사들도 잘 모르는 이 언어가 아이들 사이에서는 통용된다. 서로 간에 다른 말을 사용하게 되면 이는 대화의 단절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소통의 의미로 급식체를 사용하는 어른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이나 광고에서 가즈아~와 같은 급식체를 사용하자 이 말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이런 신조어와 유행어들은 재미와 신속성이라는 특징에 더해, 또래집단에게 동질감과 친밀감을 갖게 한다. 더군다나 방송, SNS나 인터넷 댓글은 이러한 신조어나 은어를 신속하게 파급시키는 통로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지대하다.
말은 그대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표현해준다.
“이러한 신조어나 은어는 기성세대와 차별화된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시도이다“
경인교대 정혜승교수의 말처럼 ‘급식체’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자연스러운 문화현상이다. 이는 비단 청소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유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집단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회사원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급여체’가 있는가하면 ‘다나까’로 대표되는 군인들만의 언어가 있고 다른 전문가집단에서도 이런 식의 차별화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이를 비난하기보다는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흔히 10대들의 언어, 청소년 언어라고 말하지만 단지 ‘급식체’만을 가르키는 것은 아니다. 비속어, 은어, 유행어, 신조어, 줄임말 등을 다 포함해서 청소년 언어로 통칭한다.
최근 조사를 보면 일상생활에서 중고생의 96%가 대화중에 비속어를 사용하고, 그 빈도는 평균 1분에 한 번꼴이라고 한다. 욕설을 사용하지 않으면 대화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욕 배틀’이라는 게임을 하면서 누가 얼마나 많이, 얼마나 센 욕을 하는지를 따지기도 한단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욕설의 의미를 정확히 모른 채 습관적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어는 욕이고 속어는 품위가 낮은 말을 의미한다. 그래서 비어와 속어는 모두 친구와 같은 동류집단 내에서는 자연스럽게 쓸 수 있지만 웃어른들이나 선생님 앞에서 사용하는 것은 망설여지는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춘향전이나 마당극 등 고전에서 비속어가 많이 등장하고 정조대왕도 편지글에서 ‘호로자식’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절대 금기어는 아니었다.
비속어의 효과는 무엇보다 동질감과 친밀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같은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동류의식을 높이고 친하게 지내는데 유리하다. 그 외에도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잘 드러내서 대화의 내용을 강조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남을 비난할 때에는 품위가 없어 보이는 비속어를 써야 그 비난의 강도가 더 커진다. 심한 욕을 사용하는 친구를 보면 센 아이로 생각해서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비속어를 쓰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본다. 게다가 비속어는 은어와 적절하게 사용하면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도 한다. 말에 양념을 치는 느낌이 있어서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어떤 사람은 비속어나 은어가 우리말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코드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비속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청소년 시기는 언어를 형성하는 시기이며 새로운 사고를 발전시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비속어를 자주 사용하다보면 그것이 입에 붙는다. 비속어를 사용하는 언어습관이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 대부분이 욕을 빼면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말은 비속어 사용이 이미 습관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습관화된 비속어가 튀어 나온다면 얼마나 민망하겠는가?
말이 사람의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말은 그 말을 사용하는 행동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자체를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이다. 비속어의 사용이 사고의 형성이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일 수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말과 선생님이 사용하는 언어가 같을 수는 없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며 여러 가지 언어를 다양하게 표현하며 재미를 더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들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청소년들에게 우리말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언어예절을 지키고 바른 말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특히 기성세대와 의사소통이 어려운 고유한 그들만의 언어가 너무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함과 동시에 비어와 속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도록 하고 또 이왕이면 다른 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지도해야 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말 습관이 그의 삶을 규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