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번역가다.
어떻게 하면 번역가가 될 수 있나요?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냥 좋아하는 걸 계속 하세요. 밖에 없다. 그만큼, 내가 번역가가 된 건 운이다. 운이란 순수한 우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모든 성공은 결국 운이 따라야 하는 거라고 난 믿는다. 운이란 시기와 준비며, 시기가 되었을 때 내가 준비되어 있어야만 그 운이 내것이 되는 것이다.
내 눈에는 참 높고도 높아 보이던 어떤 분이,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른 것은 운칠기삼이라고 당당히 선언했을 때, 아, 누가 봐도 능력으로 성공했을 것 같은 사람 역시 자신의 성공을 운이라고 생각하는구나, 하고 나만의 개똥철학을 더욱 깊이 믿게 되었다.
여기까지 본 누군가는, 뭐야, 번역가가 되면 성공한 건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꼭 그런 건 아닌데, 내게 있어서는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 어릴 적 꿈이 작가이고 내 이름으로 소설책을 내는 것이었으니까. 번역가도 번역 ‘작가'로 불리는 데다 비록 내가 써낸 건 아니지만 이름이 붙은 책을 내긴 냈으니까. 자, 이 정도면 어린 시절 꿈을 절반은 이루었으니 성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