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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la Jul 11. 2023

강인숙 관장님의 인터뷰를 읽고

자기만의 작업을 하는 여성이 많아져야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475410?sid=103


이어령 교수님의 글과 말에는 확실히 남다른 통찰력이 느껴집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꼰대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고 이런 어른이 나의 가까운 곁에서 인생 조언을 해주셨다면 참 든든했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회사 행사에서 한번 이어령 교수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어령 교수님의 말에는 희망과 열정을 마음 속에 지펴주는 신기한 힘이 느껴져서 동시대에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그의 아내,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님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이어령 교수님의 아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이어령 교수님과 서울대 국문학과 CC이고, 결혼 후 아이를 셋 낳고 살면서 평론과 수필 등을 주욱 써왔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읽는데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1956년에 서울대 문리대 입학이라면 대단한 수재인데, 그녀의 작업은 언제나 남에게 쫓기듯 몰래 숨어서 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그(이어령)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강 관장은 허덕허덕 바빴다고 했다. “내 작업이 이 사람(이어령)을 해쳐선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당시엔 인터넷이 없으니 남편이나 저나 평론을 쓰려면 큰 방에 책을 줄 세워 놓고 뽑아 쓰는 방식으로 ‘푸트노트’(주석) 다는 작업을 했는데, 저만 유독 남편이나 애들이 오면 하던 일을 숨기느라 급급했죠. 제가 일하는 걸 보면 가족들이 부담을 느낄까봐서요.”




엄마의 육아를 수월하게 도와주는 신박한 육아용품도 아이들을 잠깐이나마 맡겨둘 수 있는 유투브도 없던 그 옛날에 아이 셋을 오롯이 키워내며 남편 뒷바라지에 개인 작업을 하는 것은 사치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아한 마음을 유지하며 글을 써내고 자신만의 작업을 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기사를 읽어내려가며 저는 온몸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녀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아서 세상에 더 많은 아름다운 글과 사상을 나눠주지 못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며 남편을 돌보며 자기만의 작업을 해보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별 감흥이 없을 것입니다. 그녀는 안된다고 하는 온 세상과 맞서 스스로를 갈고 닦아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꽃을 피웠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 속 많은 여성들의 창의력과 탁월한 사상은 육아와 남편 돌보기라는 무거운 짐에 짓눌려 빛을 보지 못했고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생각, 자기 작업을 우선시 하면 이기적인 엄마라고 손가락질 당하고 또 여성 스스로도 좋은 엄마가 아니라고 자책합니다. 저는 모든 여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합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그것은 매우 영리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살아보니 꼭 최선의 방법은 아닙니다. 육아와 가정을 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증명해보여야합니다.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 자신있게 세상에 그 색깔을 내보여야합니다. 물론 증명해야하는 삶은 피곤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 마지막 식민지인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길이 멉니다. 여성 하나 하나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소중하게 여기고 그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도록 멋지게 그 가치를 증명해내는 행동 하나 하나가 해방의 날을 앞당깁니다. 아직도 여성은 투쟁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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