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은 나의 연장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안이 웃는 얼굴을 보면 꼭 나랑 닮았다. 분명 전체적인 윤곽은 남편이랑 비슷한데 이목구비 하나하나를 따져보면 나랑 닮은 구석이 많다. 웃을 때 반달이 되는 눈, 두툼한 애교살, 작고 뒤로 젖혀진 귀, 둥근 하관이 그렇다.
자식이 부모를 닮는 건 당연한 이치임에도 나랑 닮은 존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신비롭다. 바라보고 있으면 내 어릴 적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유 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부모 자식 간 분리 과정에는 노력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나랑 닮은 작은 아이가 기쁘면 뛸 듯이 기쁘고, 슬프면 땅이 꺼져라 슬프고, 놀라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가능한 최대치로 행복하면 좋겠어서 아끼지 않고 다 내어준다.
나랑 꼭 닮은 자식을 사랑하는 건 어쩌면 이타심이 아닌 이기심의 연장선 같다. 오늘도 가장 큰 이기로 내 아이에게 시간을 내어주고 에너지를 발산했다. 아이를 낳으면 신의 사랑을 깨달을 줄 알았는데 신을 사랑하기보다 아이를 덜 사랑할 수 있을까 의문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