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좋냐고 물으신다면
결혼하면 좋냐고 친척동생이 물었다. 난 웃으며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하는 거지"라고 답했다. 전화를 끊고 대답을 잠시 망설였던 나를 생각했다. 결혼을 안 하면 원하는 사회적 성공에 무리 없이 도달할 수 있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선 그 사회적 성공이 무리 있이 도달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이를 낳기로 결정했던 이유는 인간 본능을 거스를 용기가 없었거니와 아이가 주는 기쁨을 인생에 한 번은 맛보고 싶어서였다. 결론적으로 아이를 낳은 내 선택은 탁월했다. 다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이 생겼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우리 아이들을 보곤 이렇게 말한다. "이 앞에 돈을 둬봐라, 이렇게 웃음이 나오나". 아이들은 말할 수 없는 행복을 우리 가족에게 안겨줬다.
어제는 수안이를 하원시키러 가는데 수안이를 만날 생각에 설레는 감정을 느꼈다. 마치 연애할 때 주말에만 보던 남편을 만날 때처럼 비슷했다. 그래서 수안이에게 말해줬다. 엄마가 너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건지 널 만나러 가는데 마음이 설렜다고. 수안이 답은 "그럼 수현이는?"이었지만 돌아서서 흥얼거리는 걸 보아하니 아마도 자기가 사랑받는다는 사실에 좋았던 것 같다.
한 생명에 깃든 기쁨의 총량이 얼마나 큰지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