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대답
어제는 수안이랑 대화를 나누다가 수안이에게 "엄마는 너한테 어떤 존재야?"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수안이는 한치 망설임도 없이 "소중한 존재야"라고 답했다. 눈물이 주르르 났다. 맨날 장난만 치는 개구쟁이 입에서 이렇게 감동적인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이들을 잘 키우다가도 가끔 지칠 때가 있는데 그 이유가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지 않다는 느낌에서 오는 것 같다. 아이가 둘이 되고선 아이들에게 온 에너지를 쏟다 보니 내가 뒷전이 될 때가 많다. 오전엔 수현이, 오후엔 수안이를 돌보면 밤중에 내 자신을 돌보려 책을 폈다가도 이내 잠이 든다.
수안이가 해준 말 덕에 내가 아이들에게 소중한 존재라 생각하니 행복해졌다. 마음속으로 "그래, 나도 소중하지" 되뇌며 아침에 화장도 곱게 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먹는 것도 잘 챙겨 먹었다. 결국 엄마 사람은 자기 돌봄을 잘해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다는 결론이 지어졌다.
수안이의 건네준 한 마디가 나를 돌아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