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어제는 수안이가 구몬을 하기 싫다고 해 실랑이를 벌였다. 매일 꾸준히 학습하는 습관을 들여주고자 구몬을 시작했는데 말이 쉽지 아이를 앉혀 학습지 3장을 풀기까지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든다. 10분이면 다 할 것을 목이 마르다, 오줌이 마렵다, 등이 간지럽다 등 온갖 방해거리를 갖다 붙인다. 이를 바라보는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수안이를 설득하고자 앉혀두고 이야기를 했다. "수안아, 하고 싶지 않아도 그냥 하는 거야. 엄마도 하고 싶지 않아도 하는 일이 있잖아. 엄마도 밥 하는 거 싫은데 그냥 하는 거야"라고 했더니 "아니잖아!! 엄마 밥하기 싫을 때 사먹잖아"라며 대꾸한다.
결국 수안이 말에 내가 설득을 당해 어제는 구몬을 하지 않았다. 내가 밥 차리는 게 질릴 때 종종 사먹는 것처럼 아이도 해야 하는 일이 가끔 버거운 게 당연하겠구나 싶었다. '앉아서 수학문제 3장만 풀면 되는 것을'이란 생각이 들 때 '밥통에 쌀만 씻어 넣으면 밥 다 되는 것을'로 바꿔 생각한다면 수안이를 들볶는 일이 없을 것 같다. 결국 관계는 기승전 역지사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