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지

육아를 하면서 비로소 어른이 된다

by 그래용

수안이 생일을 축하해주러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준혁오빠와 수안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주려는 찰나 종업원이 에이드를 와르르 쏟았다. 테이블은 온통 에이드로 넘쳐났고 수현이 소매가 젖었다. 종업원은 연신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쟁반에는 물 컵 2잔과 에이드 1잔이 있었는데 어리고 마른 여자 종업원에겐 꽤 무거웠을 것 같았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달라진 게 있다면 사람을 볼 때 누군가의 자녀로 보인다는 거다. 어린 나이에 사회 경험을 쌓는 중일 종업원이 안쓰러웠다. 컵 하나 엎지른 것 가지고 얼마나 질책을 받을까 걱정됐다. 그래서 되려 괜찮은지 묻게 됐다. 화가 나긴 커녕 '그럴 수도 있지' 넘어가졌다.

엄마로 살며 얻은 것보다 잃은 걸 곱씹었다면 어제는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깊이를 꽤나 많이 얻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루였다. 수안이가 태어난지 다섯 해, 타인을 바라보는 긍휼과 연민을 얻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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