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둘째의 첫 생일
아이 낳는 건 정말 아프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다. 아파본 적이 없어서인지, 통각이 민감해서인지 소리를 질러 아프다는 생색을 다 내어야만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작년 오늘 두 번째 출산을 했다.
내 배에서 나온 두 번째 아이는 첫째에 비해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아 약간 못생겨 보였다. 아이에게 미안해서 입 밖으로 낸 적은 없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다행히 커가면서 얼굴이 변해 염려를 덜었다.
둘째는 태어나 경쟁상대를 인지했는지 특유의 애교를 장착했다. 엎드려 기기를 하면서부터는 내 곁으로 와 살을 부대꼈다. 품에 안아주면 양팔에 힘을 꽉 쥐어 세게 끌어안기도 했다. 그런 아이의 행위가 애착의 증표 같아서 양육자로써 기분이 내심 좋았다.
둘째는 키우는 내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울면 살짝 울고 말아서 '우는 게 이게 다야?' 싶을 정도였다. 혼자 두면 사부작사부작 장난감 하나로 꽤 오랜 시간 놀기도 하고, 어디선가 연필을 찾아 쥐고 종이에다가 선을 끄적였다.
돌잔치를 미리해 오늘이 생일인지 정오가 되어 알았다. 미안한 마음에 저녁상에 따끈한 미역국, 달큰한 애호박 전, 간장에 살짝 졸인 닭고기를 주었다. 아이는 처음 맛보는 애호박 전을 두 개나 먹었고 자기 먹을 만큼 먹고서는 안아달라며 "안아"라고 말했다. 한 해를 살더니 제법 의사표현까지 가능해졌다.
신이 주신 귀한 선물 내 두 번째 아이가 늘 행복할 순 없어도 되도록이면 행복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