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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da 린다 Apr 05. 2024

전직 마케터가 재미로 보는 각 정당 공보물 평가

사전선거 하러가기전에 휘리릭 훑어보고 재미삼아 한번 기록해봅니다.



저는 투표할 때 공보물을 세심하게 살펴보는 편입니다.


SNS 처럼 무자비한 정보폭격에 이 공보물처럼 찬찬히 정확한 정보를 보는데 도움 주는 매체가 없다고 생각해요. 유투브에 공짜강의가 많아도 여전히 책을 사야하는 이유와 같지요.


혼자서 생각한 꼬투리를 심심해서 기록에 남겨봅니다. 악플이나, 너무 진지한 댓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포스팅에는 어떤 정치적 견해도 포함하지 않고 디자인과 정보구성에 대해서만 평가합니다.


총 6개의 정당 공보물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저는 지지하는 정당을 정하지 않은 상태로, 미디어적 노출이 비교적 적고, 그냥 순수하게 선거를 마케팅 관점에서 보겠습니다. 타겟 대상인 유권자에게 '투표' 라는 소비를 이끌 '상품가치를 어필하는 종이매체' 로서 공보물을 살펴보겠습니다.


내맘대로 평가기준은 크게


표지

디자인 테마

정보 구성

공보물 효과성

시의성

내 마음 가는대로 등등 입니다.



더불어민주연합 공보물,
식상함 반, 선명함 반


정당의 메인 테마 (색 대비와 볼드한 스포티한 서체)가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때 진행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의 선명성, 신선함이 많이 퇴색된 느낌입니다. 8년차 디자인 테마를 유지하고 있어 안정감이 큰 장점이지만 기시감이 커서 다소 지루합니다.


첫 장을 넘겨 보이는 문제의식 페이지가 직관적이라 좋았습니다. 다만, 하단의 특유의 볼드한 테두리체의 글씨가  가독성이 좋지 않아서 최선의 디자인이었을까 싶네요. 테마적인 글씨체는 디자인 요소로 들어가기에 긴 글은 적절치 않은데, 아쉬웠고요. 


후보 소개는 상단의 한줄 소개가 눈에 띄었씁니다. 잘 만들어진 비례대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카테고리를 조금 더 눈에 띄게 나눴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드는데, 과하지 않게 정돈된 정보가 좋았습니다.



국민의미래 공보물,
제일기획(?)스러운 대기업 냄새


전체적으로 과함을 덜어내고, 깔끔한 느낌을 지향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숫자도 그렇고, 확성기를 켜놓은 디자인 요소 없이 정제된 공보물 커버였습니다. 군더더기 없어서 좋았고, 적절한 필기 서체는 신선한 선택이었습니다.


정당의 방향과 정책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텅빈 메시지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공약이 있긴한데, 방향성에 대한 큰 그림을 첫장에 보여줬다면 더 나았겠다 싶습니다. 커버 다음 페이지는 와닿는 메시지로 감수성을 자극하는 방식이었지만, 되려 선명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주요 타겟인 노년층에 어필되는 내용이라 그런 걸수도 있겠습니다.


후보자 소개를 편지형식으로 필기체로 넣은 부분 인상적이었습니다. 내용적으로 다짐은 좋은데, 그 얘기가 그얘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따뜻한 등의 막연한 방식의 설명은 구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디자인적 강약은 탁월했습니다. 자세히 읽지 않으면 마음에 들었을 형식입니다.


커버에서 뒷장 까지 깔끔합니다. 앞뒤장은 더민주나 국힘이나 다 잘만들어네요.



녹색정의당 공보물, 가성비갑!
제일기획(?)직원이 투잡으로
가성비있게 만들어준 느낌


페이지수가 확 줄어든 경제적인 공보물이지만 디자인적 전개가 탁월하고 인상적인 공보물이었습니다.


key Color의 노랑/녹색의 조화와 적절한 핑크 색 구성이 기가 막히네요. 특히 인물과 기후, 지역 등 단어로 메인 어젠다를 표기한 커버를 저는 단조로움이 주는 품격과 깔끔함이 포기할만큼 흥미로운 디자인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측면 앞면 등 구성도 좋았습니다. 전문가가 기획하셨으니 어련하시겠지만, 제가 볼때 커버는 원픽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정도의 낮은 인지도 선수단과 근래 정당 화제성과 인기도 가지고 이런 공보물 만들었다면 상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지 넘겼을 때 메인 어젠다의 흐름을 잘 넣었고, 그것에 맞춰진 후보자의 악력 구성이 신선했습니다. 진행하고자 하는 정책과 한줄 소개까지 강약이 훌륭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훌륭했습니다. 깔끔하고, 정보의 구성이 좋고, 논리적 설득 vs. 감수성 자극의 비율이 가장 적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치적 방향성을 내내 보여주고, 마지막에 고 노회찬님의 메시지까지 공보물의 가성비가 가장 탁월했다고 봅니다. 펼쳐서 보는 인쇄물의 컨텐츠 소비 맥락도 잘 반영되었습니다.

우리가바라던미래 공보물,
공무원이 만들었나?


커버부터 아쉽습니다. 정당이름이 너무 자주 언급되어 (후보자의 옷, 플랭카드, 하단의 디자인요소) 오히려 새로운 미래 라는 이름에 방점을 잃어 아쉬웠습니다. 기억에 남아야할 메인 색이 아름답게 강조되어 구현되기 보다 여기저기 다 있어서 오히려 지루한 색으로 빠지는 오류를 범하기 쉬운데, 이 커버도 극복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공보물의 글씨체의 종류를 디자인적으로 남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 글씨체로 들어간 커버에서 신뢰감이나 선명성을 주기보다 전체적으로 일관된 컨셉을 놓치고 조잡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커버를 열었을 때 상단의 큰 글씨체 커도 너무 크네요. 출력물로 들고 보게 되는 타겟대상의 컨텐츠 소비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너무 큰 폰트입니다. 현수막과 공보물은 읽는 대상과 컨텐츠의 거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 점은 디자인의 기본인데, 많이 아쉽습니다.


PPT로 구성한듯한 비전내용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적절한 디자인 요소와 그림, 강조 등 요소적 반전을 통해 가독성을 높였어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마지막장 후보소개, 역시 아쉽습니다. 이력만 들어가있어,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입니다. 한줄 소개라도 있었다면, 1번 후보의 경우도 학력에 3줄이나 할애하기 보다 다른 강점/선명한 메시지를 한줄 더 넣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백커버에 후원정보가 오히려더 강조되어 들어가있네요. 웃프지만 공보물 기능에 충실하지 못한 구성이었습니다. 지긋한 보스분이 컨펌하실만한 적당한? 시안으로 빨리 컨펌 받고 집에 가신 분이 만든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농담)



개혁신당 공보물,
디자이너랑 싸웠나?


커버의 인물 포토샵이 조금 아쉽습니다. 머리카락이라도 조금 성의있게 크랍했다면 자연스러움이 나았을텐데 별거 아니지만 디자인의 전문성을 전체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으니 신경쓰면 좋았을 듯 합니다.


정당 색상을 포인트가 되는 모든 문구에 들어갔는데, 강약이 아쉽습니다. 양당이 머리채 잡고 싸울때, 요 문구 생각해보면 이색적이고 조금 더 포인트 주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후보 소개.. 두말할 것도 없이 아쉽습니다. 지향점, 후보 소개, 메시지 어떤 것도 보이지 않고, 사진 선정도 아쉽습니다. 일관된 테마나 포토샵 정성도 아쉽고요.


사정상 사진을 이렇게 넣을 것 이었다면, 사진 사이즈를 확 줄이고, 정당 정책을 조금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 했다면 어땠을까, 아까의 그 양당 머리채 잡고 싸울때 등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이미지를 삽입하여 메시지를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결국 무당층을 타겟하고 있을텐데, '어떤' 타겟에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표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미래 만큼 성의 없는 공보물이었습니다. 공보물이 유권자의 선택에 주는 영향을 간과한걸까요? 저는 늘 공보물을 보면서 마지막 선택을 결정하거든요. 아쉬웠습니다. 디자인비에 인색했던건지 담당자와 다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국혁신당 공보물,
내일 개봉할 영화 예고편 느낌

화제의 정당답게 공보물도 신선합니다. 조국 대표의 피지컬이 주는 신뢰, 안정감, 혁신성에 정당 이름만큼이나 올인한만큼, 디자인에서도 느껴집니다. 조국혁신당 이름을 하얀색으로 뺀 과감함도 눈에 띕니다.


극적인, 영화적 구성의 페이지들이 인상적입니다. 조국 외에 등장하는 비례대표에 강약을 준 모습이, 사진부터 사진포즈, 메시지, 회색이 주는 묵직한 안정감 속에서 조금은 드라마적인 배치의 유치함이 쏙 없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선하고 선명하게 전개됩니다.


색적인 강약이 훌륭합니다. 의도했겠지만 남색과 파랑을 적절하게 노출하고, 지루하지 않게 인물사진 배치하여 호기심을 이끌고 있습니다. 후보자 사진을 보고 놀랐습니다. 디자인의 탑 고수분이 기획했겠구나 싶었습니다. 과감한 디자인 요소로 인물 설명에 더 할애하지않은 이유가 따로 있었겠다 싶습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조국대표의 선명한 뒷장 표지, 조금은 유치해보일 수 있는 구성이지만 개인적으로 선 넘지 않는 과감함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정당이라면 이렇게 표를 갈망해야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이 정도의 선명성이라면 없던 표도 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돈이 많이 들었을 공보물 입니다.


정당 공보물 총평


한마디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더민주 공보물은 공보물의 교과서를 잘 따른 느낌, 다만 기시감이 큰 디자인 요소가 매력과 가독성에 마이너스를 주지 않았나


국민의미래 공보물은 제일기획이 만든 깔끔한 대기업 팸플릿 느낌, 논리 vs. 감수성에서 감수성 포션이 과했다.


녹색정의당 공보물은 가성비 갑, 의뢰인 들인 종이값 아깝지 않게 잘 살렸다. 선명성, 흐름, 신선함, 정보전달 모두 좋았다.


새로운미래 공보물은 공무원이 만들었나. PPT로 만들었나. 이게 최선이었을까. 최종 선택 전에 다른 안은 없었을까 많이 아쉬운 디자인


개혁신당 공보물은 컨텐츠가 없었다. 읽을 거리가 없었다. 안만드니만 못하지 않았나.. 디자이너한테 너무 인색했나?


조국혁신당 공보물은 돈 많이 들인 작품, 내일 모레 개봉해도 좋을 영화의 예고편 느낌. 공보물로 끌어올 표는 다 끌 수 있을 아우라.


개인적으로 공보물의 기능과 전체적인 디자인, 구성을 고려할 때 조국혁신당이 제일 높은 평가를 받을 것 같고, 가성비를 고려했을 때에는 녹색정의당이 일당백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처럼 말로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 거야 쉽지~ 실제로 만들어보면 얼마나 긴 고민 끝에 완성되는 결과물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두다 수고 하셨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모든 분들 꼭 소중한 한표 행사하시길!


이제 제 일이나 잘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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