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분향소를 다녀오면서
소셜디자이너 #박원순, 아니 #원순씨.. 그 분을 알게된 건 2006년, 신길동 반지하방 자취할 적.. 안입는 옷들 모아 세탁비와 함께 박스채 아름다운가게에 보냈다. 보잘것 없는 청춘도 내밀 손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환기시켰다. 바야흐로 열등감 오지던 스물셋 오춘기, 얼음땡만 기다리던 탱자 시절
가게 인연에 시작한 아름다운 공작단을 하면서도 단한번 뵌적 없지만 매주 들렀던 안국동은 원순씨 자체였다. 그 분을 시각화한 느낌이랄까. 이 큰 서울안에 있기엔 너무도 소박한 작은 골목들, 오랜 건물벽 저마다 생명력 가득한 담쟁이 넝쿨, 적당히 칙칙하고 편안했던, 손부채와 커피우유 들고 터벅터벅 그래도 볼 것 많아 콧노래 나오던... 스물셋의 나를 양지로 이끌어줬던 기억의 한조각이다.
참 감사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었다. 걸어온 마디마디 쉬이 포기하지 않고 와 준 것,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을 움직인 신념과 철학, 고단했을 숱한 고민과 내적 갈등, 그 속에서도 터벅터벅 지금껏 걸어와준 것..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화장해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던, 그저 부모님 품안에 안겨쉬는게 마지막 바람이던 한 인간, 한때는 억지와 모순이 참작되던 작은 아이였던 사람..
쉽지 않았죠, 그래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