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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da 린다 Oct 26. 2023

미운 다섯살 아들과 엄마표활동 살아남기

유아 홈스쿨링 이야기

도심에 살다 시댁의 도움을 받으러 외곽으로 이사를 왔어요. 어른들의 다복한 사랑속에서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 백번도 잘한 결정이었지만 동네의 인프라를 보면 쉬운 결정을 아니었어요. 유아사교육은 커녕 마땅한 놀이터도 부족해서 학습과 놀이욕구를 어떻게 채울지 걱정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때의 고민이 엄마로서 직접 아이들의 학습과 놀이에 깊이 개입한 계기가 되었어요.


오후 4시 하원 후, 둘째 둥이를 시댁에서 봐주시는동안, 다섯살 첫째는 엄마와 1:1활동에 집중해요. 이 시간은 다자녀가족인 저희가 한 가장 잘한 일이었는데요. 첫째가 동생들과 편안한 관계로 발전시키고 동생들을 도와주는 특별한 사람, 리더라는 인식을 심게했어요. 1시간 반 정도 오롯이 엄마를 가질 수 있었기에 심드렁해지기 쉬운 마의 다섯살을 비교적 쉬이 지나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




하원 후 활동은 아이가 선택한 자유놀이 40%에 엄마주도의 활동 60% 정도로 진행 해요. 엄마주도 활동은 매달 조금씩 변경이 되지만 요맘때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네가지 테마로 구성했어요. 국어와 영어로 하는 독서 활동/ 손을 쓰는 만들기 활동/ 교구 놀이/ 영어 파닉스 학습이에요. 요일마다 비율을 달리해서 계획표를 짰는데, 그날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비율을 달리해서 제안해요.

세아이 생존육아 중이라 계획표를 다 지키진 못하지만 정해둔 테마와 비율, 꾸준함을 챙기려 노력하고있어요.


아이가 잘 따라오냐고요?


작년 이맘때인 40개월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 많이 힘들어했어요. 자기주도가 분명한 친구거든요. 365일 집요하게 자동차와 블록놀이만 하는 이 녀석은 특히 가만히 앉아있는걸 못했어요. 하지만 지난 1년을 회고해보니 결론은


“조금씩 그렇게 결국은 된다.

  아이의 속도는 엄마하기에 달려있다."


제가 준비한 학습 활동을 하기를 5분, 10분 여러 달이 차곡차곡 쌓이고 아이의 마음이 문이 열리더라고요. 손에 크레용 잡는 것도 싫어한 아들램인데, 1년이 지난 지금은 먼저 앉아 그림을 그리고 가위질을 즐겨요. 손에 쥐기를 자동차가 아닌 것도 있구나 그때 처음 알았어요. 엄마는 인내심과 사랑을 챙기면 되겠다 싶었어요.




하원 후 활동 1년 해보니 (작은 깨달음)


엄마표 활동을 하면서 우리 아이에겐 맞지않나? 오후내 준비한 엄마의 성의는 생각도 않고 냅다 안한다는 녀석을 보며 상처도 받고 화도 내봤지만 그때 그때 헤쳐나갔던 중요한 노하우가 생기더라구요.


유아 홈스쿨링은 기세다!


코메디언 박나래씨가 '비키니도 기세다' 이야기하던 방송 생각나시죠? 자신감있는 시작이 내용을 주도한다는 의미지요. 유아활동에도 유효해요. 혹시나 시작 전에 엄마가 망설이거나 다른 집안일을 한다면, 이미 자기세계로 빠진 아이를 돌이키기 쉽지 않아요. 아이가 하원해서 현관문을 들어온 순간, 거실 테이블에 가지런히 세팅된 활동준비물과 에너지 충만한 엄마를 보면 no할 새도 없이 아이가 잠바를 벗자마자 후르륵 시작하는 매직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시작점을 만들어주면 어느새 몰입한 새로운 아이를 발견할 수 있어요.


유아 홈스쿨링은 리액션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칭찬은 아이를 성장시켜 준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가령 연필 쥐는 법이라던지 스스로 읽기 활동에 "우와" "잘했어" "어떻게 이렇게 했어?"  엄마의 관심과 적극적인 리액션이 있으면 아이는 금세 즐기더라고요. 가끔 과한 나르시즘에 빠진 녀석을 볼때면 코웃음이 나지만, 아이에게 좋은 양분은 결국 엄마 입에서 나오는구나 느낀답니다.   


유아 홈스쿨링은 슬쩍 들이대기다!


저희 아이처럼 산만한 아들램, 안해본 놀이 소개하기 쉽지가 않아요... 앞서 공유한 학습표까지 곳곳에 붙여두었지만 그날 그날 아이가 원하는 주도적인 놀이는 절대 막지않았어요. 오히려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이니 독려하구요. 다만 가능한 아이에게 새로운 놀이의 건강한 노출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스윽 들이대봐요. 들이대도 영 안넘어오면 저 혼자 열심히 해봅니다. 그러면 어느새 옆자리에 앉아 "엄마 뭐하는거야?" 호기심에 찬 눈빛을 발견하실수 있을거에요. ㅋㅋ




어제는 요리하는 수요일이라 쿠키 만들기를 했어요. 하원하면 제일 먼저 영어책 리딩과 독후활동을 하는데 이미 마음은 쿠키박스에 가있던 귀여운 녀석-


풀무원 토이쿠키는 핫딜이 뜰때마다 쟁이는 일명 '쟁여템'인데요. 유투브에 쿠키를 만드는 영상을 보면서 쿠키모양에 영감을 얻어가며 만들었어요. 저희 아들이 빠져있는 일곱빛깔 무지개는 아니어서 플레이도로 구우면 안되겠느냐는 황당한 질문이 있었지만 ㅋㅋ 무사히 잘 마무리했습니다.


풀무원 토이쿠키는 냉동된 생지를 1시간 정도 해동해서 만든 후, 180도에 20분 정도 구우니 딱 좋았어요. 선물포장도 들어있어 옆에 사시는 할머니와 동생들에게 선물까지 했답니다. 작은 투자로 쿠키클래스 못지않게 재미있는 엄마표 요리수업이 될 수 있으니 꼭 도전해보세요 :)

독후활동 중이지만 이미 마음은 콩밭에.. 아니 쿠키밭에... ㅋㅋ
쿠키 능력자가 정말 많아요. 유투브 쿠키 클래스 방송이 좋은 가이드가 됩니다.
새로산 미니오븐에 쏙- 엄마의 실력이 미천하지만 아이는 즐겨주니 감사하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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