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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Jan 15. 2016

부모의 마음

도하 랜딩하기 전에 한국말 통역해달래서 이코노미에 갔더니 한 늙은 아저씨가 30대후반정도 되어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앉아계셨어

아들이 휠체어가 필요하다고... 아들이 뇌종양 수술을 했다고..  인천까지 가는 보딩패스도 끊어야한다고..

얘기를 들어보니 건강했던 아들이 뇌종양이 생겨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용하다는 의사를 찾아, 지구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까지 가서 두달동안 치료를 받았는데, 밥도 못먹어 살이 10키로나 빠졌데

이러다가 몸상태 안좋아지면 비행기도 못타고 한국을 못갈까싶어 가는길이라며 우시는데...

 내가 4년반동안 한번도 비행에서 운적이없었는데 그 아저씨가 눈물흘리시는거 보니 나도 왈칵 눈물이 쏟아졌어 조카가 뛰다가 넘어져도 아픈데.. 내가 자식을 낳는 그 순간부터 눈에 밟히는것이 자식인데... 부모 마음이 오죽할까 싶어.. 엄마 아빠 생각도 나고...


메리카사트

어릴적 어느날 엄마가 아빠 팬티를 입고있었다

왜 아빠꺼를 입었냐고 묻자 엄마는 버리기 아까워서 입었단다

그때 난 그 구질구질한게 싫어서 버럭 화를냈었다


동생이 대학시절

"언니.. 친구들은 다 좋은 차끌고 다니고 명품백에 좋은 옷 입는데 나만 장학금받아서 학교다녀야하고 알바 뛰어서 용돈해야돼  정말 부모가 밉다 "

라고 말한적이 있었다  


부모도 사람이고, 불완전한 존재인데

자식인 나에게 모든걸 다 해줘야 한다는 착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종종 한다

내 기대치만큼 부모가 쏟아붇지 않을때

부모가 어떻게 그러냐..하는 서운함도 쉽게 갖는다


나는 그럼,

내 자식에게 그마음에 부응해서 다 해 줄 수 있는가??


클림프

친구들이 모이면 한두시간 쇼핑하고 나면

아이 옷 남편 옷 먹을꺼 사면 내꺼는 엄두도 못낸다고 한숨이다

서로 농담처럼 버리는거 있으면 나달라고 아우성이다

이제 그네들은 부모의 이름을 가졌다


4살 꼬마가 뭐 사달라고 징징한다

엄마가 안돼~~하자

앙칼진 목소리로 "엄마 싫어! 엄마 미워!" 한다


우리는 부모앞에 4살된 마음으로 늘 부모를 바라보고 투정하는건 아닌지...

내 엄마도 늙고, 내 아빠도 더이상 벌이가 없는데

나는 여전히 부모앞에 4살이다


새벽...동생의 편지를 받고

부모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는 그 받은 마음에 얼만큼 되돌려 드리고 있는지 말이다

당장 용돈 20만원도 아까워했던 내가 무지 미워진다..


오늘은 따뜻한 국한사발 사드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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