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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Jan 16. 2016

수두걸린 아이...

그리고 엄마의 마음

약속 당일 다급한 전화...

"미안해 큰애가 수두에 걸렸어"

큰애가 수두에 걸렸다

둘째가 옮으면 안돼는데 격리시킬 곳이 없다

게다가 다 나을때까지 유치원도 못간다

맞벌이에 휴가 하루도 눈치보이는 직장...여기저기 전화하느라 이미..지쳐있었다


마농 고티에

나는 초등학교 1학년때 수두에 걸렸다

심하진 않았고 나는 매일 학교를 나가고 친구랑 장난도 쳤다

몇일뒤 뒷자리 친구가 수두에 걸렸다고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수두에 걸리면 학교에 안나와도 되는구나...

난 매일 다 나왔는데...

저녁때 엄마에게 말하니

넌 다 나았으니 걱정말고 학교가란다....


수두걸린 아들은 싱글방글했다

유치원을 가지 말라니...으하하하

엄마가 정신없이 여기저기 전화하고

반나절이 지나, 아이에게 옷보따리 쥐어주며 일주일만 할머니댁에 가있으라 말했다

거긴...먼데...엄마 못보는데....

나으면 바로 데리러 갈께..

으하하 웃던 꼬마는 심각한 표정으로 먼 길을 떠났다


동생은 매일 아팠다

자면서 코피 쏟는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는 동생에게 생선도 발라주고 고기도 씻어주고 각별히 신경썼다

밤에 온가족이 동생 응급실을 다녀와도 나는 모르고 쿨쿨 잤다

나는 아픈게 부러웠다

차만타면 토하는 동생이 부러워 멀미도 안하는데 키미테를 붙이곤 했다


마농 코티에

수두걸린 꼬마가 시골로 가고 엄마와 딸이 남았다

엄마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넌 수두 걸리면 안돼~~라고 조용히 말하자

어린딸..."응, 근데 아까 오빠가 뽀뽀하고 갔어"


친구는 울먹였다

나는 고놈 똑똑하네 하고 말해줬다

엄마옆에 빨리 오고 싶은 마음이었겠지...

둘째도 수두 안걸리고 넘어가고, 첫째도 빨리 나아 품으로 돌아오길...


수두 걸린거 알면서 우리엄마도 그런 마음으로 학교 보냈겠지

안타깝고 조마조마하고...또 기댈곳없어 서럽고...

이만큼 살아보니 그 세월속에 엄마 모습이 조금 보이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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