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람에게 기대려 하는가
사람으로 채우려 하고
사람 안에 위로받으려 하는가
끊임없이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
사람 안에서 포기를 배우며
거리를 벌리고 다짐을 하여도
마음 안에 어린 나는
작은 말 한마디, 내민 손 한 번에도 또
마음을 한 움큼 내보이며 마음을 섞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람이 주는 마음은 늘 갈증이 나기 마련
내가 받고 싶은 만큼 채워주지 않고
서로의 빈 그릇에 각기 다른 방법으로 채우느라 허덕인다
어떤 때는 생각지도 못하게 듬뿍 부어주기도 하고
기대란 놈이 서성이면 평소보다 더 목마름을 안겨주기도 한다
사람은
채워야 할 마음의 량이 있다
채우려 하지 말라
혼자 일어서라
비워야 비로소 산다고 명성 있는 이들은 말한다
사람이 사람과 부비지 않고 살아갈 순 없다
아기원숭이가 일정시간 양털에 몸을 비벼야 살듯
우린 최소한의 마음의 그릇을 채워야 살아갈 수 있다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자
난 네가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나도 조금 나눠주겠다고
너도 나눠주지 않겠냐고
마음이 신비로운 건 나눠줘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내가 나눠준 량만큼 나도 채워진다
거둬들이는 것이 익숙한 어른들은
나눠줌을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채우려는 마음을 힘들어하지 말자
난, 원래 그런 걸
그렇게 말해도
세상은 어제와 똑같다
나눠주세요 내게
마음을
나는 늘 채우고 싶어요
당신의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