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달려왔던 나를 힘 빠지게 하는 날
수고했던 내 열정이 누군가의 한마디에 허물어져 버릴 때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순간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 나 자신을 던지고 싶은 우울감에 사로잡히거나
내가 살기 위해 누군가를 끌어내리고 싶은 충동감이 일 때
이렇게 사는 게 맞는지 허망함이 들 때
다 던지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눌러 담고 참고 있을 때
그런 날이 있다
이 모든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하염없이 감정의 태풍의 눈 속에 웅크리고 있을 때
그럴 때가 있다
그 폭풍우가 조금씩 조금씩 사그라들면
나는 울음을 참고 걷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포기하지 않은 오늘이 감사해진다
멈추지 않고
속도가 나지 않아도
제자리걸음이라도
아무 성과 없는 어둠 속이라도
멈추지 않은 오늘의 나를 칭찬한다
그렇게 오늘 또 아주 쪼끔
이겨낸 나를
나는 토닥토닥 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