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단상
오늘은 유독 무언가 수월하게 흘러간 하루였다. 평소에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해내고 싶어서 애를 쓰는 편인데 최근 그런 나의 의식적인 행동이 에너지를 많이 앗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틈틈이 관찰해 본 결과 분위기에 물 흐르듯 쉽게 적응하고 무엇이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주어진 일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무엇이든 편안하게 대한다는 점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런 특징이 있다.
1. 본인이 주장하는 것에 대한 근거를 자신있게 피력한다.
2. 새로이 마주한 일에도 당황하지 않고 남들보다 수월히 해결한다.
3. 사람을 대할 때 편견이 없으며 의식적으로 편하게 해 주려 하기보다 편하게 대한다.
4. 삶에 본인만의 즐거움이 있고 일에 무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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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법한데, 공통적으로 감정적인 일이든, 정말 일적인 일이든 에너지 낭비가 덜해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크게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이전에 작은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을 하면서 어떤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일을 하고, 그 모습이 지켜지지 못할 경우에 일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를 어떠한 틀에 가두었다. 이렇게 돌아보니 많은 순간들을 어떠한 스스로를 만족시킬 만한 틀에 가두며 살아왔던 것 같은데, 그 틀들이 당장의 불편한 시선들을 회피하는 데에 도움이 됐을지는 몰라도, 수많은 행동의 껍데기를 만들며 일의 수행 능력을 퇴화시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매 순간 그 시간에 존재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오랜 고민과 관찰 끝에 가까이에 있는 내가 생각하기에 무엇이든 쉽게 하는 것 같은 사람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불과 반년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새로운 환경에 놓이며 나는 바뀌어 가고 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의식하지 않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좋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입 밖으로 내뱉어 보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하면 할수록 내가 그렇게 붙잡고 있던 자아는 해체되고 내가 놓이고 싶은 환경에 물아일체가 된다고 느낀다. 버리고 싶던 자아들과 멀어졌다고 느낀다. 어떠한 해방감이 느껴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