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뭐냐고 내게 물었다

사랑에 대한 단상

by 지안

나 스스로 그럴 때도 있지만 타인에게서 내 사랑을 의심받으면 괜스레 기분이 나쁘다. 사랑이 뭘까? 넌 뭐라고 생각해?라는 질문 이전에 너는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이건 너무 편협한 거 아닌가?


사랑에 대한 정의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함께 하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그가 주는 선물이, 누군가에게는 헌신적인 행동이, 기타 등등.


나에게 요즘 사랑은 ‘고마움’이다. 생각해 보니, 살다 보니 고맙다고 말할 대상이 적어진 건지, 표현이 적어진 건지 진정 고맙다고 느끼는 감정이 되게 귀하고 특별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 사람에게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 있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내게 사랑은 고맙다 느끼는 감정이다.


함께 하는 시간에서 생겨나는 안정감, 나와 다른 섬세함에서 나오는 챙김을 받는다는 것, 굳이 남들이 특별하다고 여기는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좋다고 여겨지는 시간들이 쌓인 뒤에 한 번씩 정말로 고맙다는 감정이 피어오른다.


이러한 나의 감정은 다른 누군가 보기에 티가 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정말 너의 애인을 많이 좋아하나 보다라고 여기는 시선은 애인에 대한 자랑을 시시 껄껄 늘어놓는 모습에 비추는 게 아닐까 싶은데. 사실 그런 에너지가 부러울 때도 있지만, 정말 좋은 것은 따로 있기에 부러워하지 않으려 한다. 되려 느낀 사랑 그대로 더 줄 수 있는 사랑은 어떤 게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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