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이야기를 쓰던 내가, 이제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
한동안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오히려 글을 멀리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의 육아에 대한 글을 쓰는 건 분명히 행복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글이 조금씩 비슷해지는 걸 느꼈다.
오늘도 잘 버텼다고,
엄마도 사람이라고,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문장들.
물론 거짓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슷한 다짐으로 채워진 글을 반복해서 쓰다 보니, 잘 쓰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자꾸 같은 자리만 맴도는 기분이 들었다.
그게 조금 부끄러웠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글을 덜 쓰는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육아는 매일 달랐지만, 내 글의 결은 비슷했다.
그래서일까.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전보다 조심스러워졌다.
‘또 비슷한 이야기 아닐까?’그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계속 글을 쓰고는 싶은데, 소재의 한계인지 내 어휘력에 한계인지...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다가 생각해 낸 건 즐겨보던 웹소설이었다.
연재도 아니고, 블로그에 비공개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냥 끄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글 쓰는 내내 이상하게도 멈추질 않았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장면이 떠올랐고, 아이를 재워놓고 불을 끈 뒤에도 대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평가받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고, 잘 쓰지 않아도 되어서 더 좋았다.
또 쓰면서 스스로 상상하는 그 모습들이 너무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글을 썼던 것 같다.
독자라고는 남편과 친구뿐이었지만, 그 시간은 이상하게도 충만했다.
잘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 재미있어서 쓰는 글이 이렇게 가벼울 줄 몰랐다.
하지만 이야기는 결국 누군가에게 닿고 싶어 한다.
나만 아는 세계로 두기엔 조금씩 아쉬움이 남았다.
나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도 재미있어해 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브런치는 브런치대로 멈춰 있고, 블로그는 비공개라 아무도 읽지 못한다.
다른 플랫폼을 새로 시작할 용기는 아직 없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곳에서, 육아 에세이와 함께 소설도 써보면 어떨까.
하지만 고민도 되었다.
카테고리를 바꿔도 되는지, 괜히 심사받은 사람답지 않게 보이진 않을지, 그런 사소한 걱정도 물론 있었다.
결국 내 고민은 단순했고 나는 여전히 쓰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잘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가 재미있어서 쓰고 싶다.
육아도 내 삶이고, 이야기를 만드는 일도 어느새 내 삶이 되었다.
그래서 둘 다 놓지 않으려 한다.
이 공간 안에서 내가 상상하는 세계도 펼쳐보려고 한다.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말해본다.
나는 다시, 재미있게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