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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Jul 21. 2017

제주는 과연 살기 좋은가

내가 이상한 건가

제주는 나에게 환상의 섬이었다.

난생처음 타본 비행기는 제주행 비행기였고, 기억하는 첫 가족여행도 제주도 여행이다. 만장굴, 성산일출봉, 조랑말, 갈치조림, 흑돼지 삼겹살 등 구경할 곳도 많고, 먹어볼 것도 많은 제주. 쩝. 마치 첫사랑의 추억 마냥 아름답게 추억만 했어야 했나...(흠..)


한국에 돌아가면 제주에서 살아봐야지~ 하고 막상 제주에 두어 달 살아보니 '관광'을 위해 찾은 장소와 '주거'를 위해 찾은 장소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실망을 하게 된 부분이 제법 많다. 생각해보니 제주의 매력을 논하는 포스팅과 책은 정말 많은데, '냉정하게' '주거용' 제주에 대한 평가는 없는 것 같다. 그리하여~ 삐딱하고 냉정한 제주 포스팅 나간다. (헴헴)


삼다도..... 그래서, 눅눅합니다.




1. 

(관광) 제주에는 참 맛집이 많다!

(주거) 제주 밥집은 죄다 비싸!


제주의 추억은 먹는 것으로 시작하여 먹는 걸로 끝난다.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리스트가 있었고, 방문해야 하는 식당 리스트가 있었다. 오메기떡을 여기서 사 먹어야 하고, 어디에 들러서 00 김밥을 먹어야 하며, 이 곳에 가서 해녀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해물라면을 먹어야 하고. 등등등. 그리고 그때는 먹느라 바빠서 그랬는지 뭔지 모르겠으나 가격이 기억이 안 난다. (....) 지금 나에게 식당들은 육지사람들이 가는 식당 혹은 도민들이 찾는 식당으로 나뉜다. 1만 원에 육박하는 문어라면, 해물라면, 00라면 시리즈는 구경만 합니다. 


2.

(관광) 제주는 바람의 섬! 삼다도~

(주거) 습해서 빨래가 안 말라!


제주는 삼다도. 여자도 많고, 돌멩이도 많고, 그리고 바람이 많이 분다. 그래서 낭만적으로 생겨먹은 거대한 바람개비 (이름이 뭐지 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옆에서 사진 찍기 참으로 좋다. 근데 살아보니까 말입니다. 습해서 도통 빨래가 안 마른다. '제습기' 하나 사야 할 거야~라는 말을 흘려들었는데 왜 그 말을 하셨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내 몸도 덩달아 눅눅해진 이 느낌. 나도 건조기 들어가고 싶은 그런 마음. 날은 더운데 눅눅해서 빨래가 안마름. 차라리 춥고 눅눅하지 이게 뭐람. 젠..


3.

(관광) 제주는 제법 넓고, 구경할 곳도 꽤나 많음!

(주거) 차 없으면 망함. 버스는 자주 오지도 않음!


단 한 번을 제외하고 제주여행은 항상 '렌터카'와 함께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응??) 차를 몰고 여기저기를 쏘다녔다. (물론 내가 운전한 건 아니지만..) 뚜벅이 신세가 되어 버스를 사용하려니 속 터진다. 한 시간에 2-3번 오는 버스, 그 마저도 10시면 막차, 항상 미어터지는 사람들.... 아니야. 버스가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해야지. 얼마나 다행이야. 긍정, 긍정, 긍정 마인드~~~ 을 외쳐보아도 맴이 아파요. 다행히도 (?) 올해 8월부터 버스가 더 많아진다고 합니다. (게다가 택시도 더 비쌈. 궁시렁궁시렁)


4.

(관광) 제주 사람들...... 음??? (=_=?)

(주거) 제주 사람들은 폐쇄적이야. ㅠ_ㅠ


관광으로 스쳐 지나갈 때야, 뭐 제주사람이 다르다는 소문만 듣지 뭐가 그렇게 다른지 도통 알지 못했다. 지금 살아보니까 알겠습니다. 왜 제주는 육지사람 차별한다는 말이 나오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겠다. 그냥.... 네.. 차별 있고요... 외국 사는 느낌이에요. 겉도는 느낌? 쩝.


5.

(관광) 제주 문화는.... 음???

(주저) 제주는 보수적이고 문화활동이 그다지 많지 않음....


마찬가지로 뭐 관광 목적으로 오면 한라산이나 해변으로 달려가기에 바쁘기에 제주의 문화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지내다 보니 제주가 오히려 훨씬 보수적이고... 의외로 즐길 수 있는 문화, 예술, 모임 활동도 제한적이고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심심해요. 많이. 적적해요. 나만 못 찾는 걸까? 쩝.




파란 대문. 파란 하늘. 빨간 장미. 제주는 아름답긴 해.


물론 제주의 자연은 어마 무시하게 아름답고 구경할 곳도 많으며, 아낌없이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좋은 분들도 많다! 다만~ 워낙 제주 좋아영~~꺄~ 이런 이야기는 많은데 냉정하게 이야기하는 곳은 없어서. 잔소리를 주절주절 적어본다. 


그래서-

다음 주에 한라산이나 놀러 가야지. (응?)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 한 달 살기 (약 7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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