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베를린
..다들 이 상상 많이 하는거 알고있어.
요즘 커플/부부끼리 세계여행을 많이 가는데
그러한 짝이 없는 일부 케이스의 경우 (...또르르)
대부분 여자 혼자 씩씩하게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떠난다.
- 남자가 혼자 씩씩하게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떠나는 경우는 정말 매우 드물다.
전세계를 통틀어도 대부분 혼자 떠돌고 있는 사람들은 여성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성비가 잘 안맞음. 젠...-
그렇게 혼자 떠난 그녀들은
말하지는 않지만 내심 생각한다.
아. 이렇게 떠나서 운명처럼 길 위에서 짝을 만나고-
여행을 마침과 동시에 정착을 하게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렇다.
난 그렇게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길 위에서 장렬하게 솔로가 된 순간. 무위식적으로 생각 한것같다.
그러한 로맨틱한...상상....
하지만.
여행을 했고,
연애를 했고!!!
하지만-
정착은 하지못하고,
여행은 계속 되고 있다.
이건 수많은 여행 영화와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는 없는 시나리오다!
망할 놈들.
그렇다-
세계여행을 정처없이 어슬렁 어슬렁 "혼자" 돌아다니면
운명같은 사랑을 만나거나 (사랑을 만나서 어딘가에 정착을 하고 가족을 꾸리게됨)
깊은 깨달음을 얻어서 득도하거나 (그리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어서 정착을 하게됨)
나도 모르고 있던 나의 재능 혹은 열정을 알게되어 제 2의 인생을 살거나 (그리하여 공부/사업/일/을 시작하고 정착을 하게됨)
뭐 적어도 위의 3가지를 내심. 표현하지 않아도. 내심!!! 내가 모른다 하더라도, 무의식이 이미!
뭔가 기대하고 있는거다..위의 3가지중 하나는 일어나지 않을까...
특히. 1번에 대해서 수많은 여성들이 기대를 한다.
그래. 나도 1번이 일어났다고 '굳.게' 믿었다. (2번과 3번을 쉼없이 시도하다가 다 망해서 1번으로 전향하게됨)
여행지에서 연애를 한것이다! 뚜둥!
그리고 불꽃터지는 연애 4개월후 장렬하게 전사하고,
쓰라린 맴을 위로하면서 왜 이렇게 되었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망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일단. 세계여행 - 일명 나를 찾는 여행 - 에서 운명같은 짝을 만날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대부분.
블링블링 사회인으로 만난 것도 아니고, 여행하는 거지 상태에서 만났으니- 졸래 솔직하기에, 불타는 연애 (사실임)
둘다 여행을 좋아하고, 숙식이 비슷한, 취향이나 생각이 비슷할 경우가 많음 (사실임)
'나를 찾는 여행'은 졸래 진지함. 퐈이브 스타 호텔에서 자고 이런게 아님, 그래서 이러한 고통과 고민의 시기를 함께 한다는 점 (사실임)
위의 3가지가 다 맞다. 그래서 장기여행자가 누군가를 만나서 사귀게되면,
남녀노소/블랙/브라운/옐로우/화이트/올드/영 다 할 것 없이
졸래 불타는, 겁네 다 불태워버리는 사랑을 한다!!!!!!!!!!
나도 그랬다. -_-
그런데. 수많은 로맨틱코미디 영화가 알려주지 않은 사실들이 속속 나타난다.
여행지 연애가 위험한 이유...
나를 찾으려 떠난 여행인데...에잇. 나도 몰라. 걍 사랑에 올인하자.
이러한 장기여행은 인생에 1-2번 올까말까한 아주아주아주 졸래졸래 중요한 '인생의 전환기' 이다.
이때 그 사람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찌질함, 혹은 빙구스러움을 표출하고, 심지어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하게 된다.
이렇게 자기 자신의 좌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애를 하게되면? 그냥 사랑에 올인한다.
내가 왜 떠나왔는지도 다 잊어버리고, 인생의 목표 재설정, 정리, 뭐 이런 중요한 전환을 다 그 사람에 초점을 맞춰서 하게된다.
걍 연애에 올빵하는거다!
처음엔 좋겠지. 하지만 나중엔? 너의 인생은?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데요~ 일까? 과연?
여행자, 특히 혼자 여행하는 여자인간은 강한척 하지만, 내면은 외롭다.
인정하게된다. 졸래 나도 처음엔 강한척 다 했지만. 1년 넘어가면 빙구된다. 외롭고. 내가 뭐하나싶고. 답은 안나오고. 여행지는 대부분 혼자 여행하는 여자에게 공격적이고 위협적이고..블라블라...약해진 내면.
누군가 꼬시면? 아..솔까..넘어가기 쉬운 멘탈이 된다.
내가 멘탈이 갑일때도 이 사람을 만나서 연애를 할까? 이 사람이랑 계속 사귈까? 솔직해져봐야함.
백마탄 왕자님이 아니다.
여자는 결국 이 백마탄왕자님 신드롬이 있긴 있나보다. 그 사람이 누구든 결국 백마탄 왕자님이 되어, 나를 구해줄거라는 상상! 하게된다. 그래서 길고 긴, 힘들고 고된 장기여행을 끝내고 이 사람이랑 정착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데요~~~ 디즈니 엔딩을 기다리게되는거다.
물론 그 사람이, 백인, 남성에, 돈이 있다면!!
하지만 현실은?? 만일 그 사람이 개도국 출신이라면? 비자 문제는? 3개월마다 비자런을 할텐가?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쓸쓸하게 글을 쓰면서. 마음을 비우고 있다.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인것을. 에혀.
기대를 안한다는 거.
그거 참 어려운거더라구.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