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Jun 14. 2016

일단 건강해야한다.

#7 #모로코

어찌되었든 일단 건강해야한다.

근데 왜인지는 모르지만. - 건강한 나의 몸을 믿었던 나머지 - 아주 건성건성 다녔더랬다.

몸을 혹사시킨 것은 아니지만, 1년이상의 장기여행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꽤나 무관심했다.

그리고...6개월이 지나면서, 몸이 이래저래 이상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은 허리가 아픈것으로 시작했다.

태국 ko sichang 섬에서 아무 이유 없이. 정말. 아~~무~~ 이유없이 아프기 시작한 허리는.

비행기를 타고 방콕 - 파리 - 모로코 라밧에 이르기까지 계속 아파서. 진통제를 먹으며 버텨야 했으며-

모로코에 체류하던 상당기간 거의 한 3개월가량? 계속 아프기에 이르렀다.

처음엔 허리가 너무 아파서 앉아있기도 힘들었고. 바지 입기도 힘든 지경이었으니. (..ㅠㅠ)

허리 좋다는 마사지 등등을 받아보았으나 별 효험은 없었다.

그저 허리를 누이고 쉬어야 했을뿐...


간신히 허리가 나았더니. 그담에는 피부병? 알수없는 (지금도 그 이유를 알수없는) 벼룩인지 뭔지 알수없는 것들의 공격에 온몸이 가려워졌다.

그리고 온몸에 빨간 단추마냥 자욱이 생겼고, 너무 가려워서 잠을 잘수도 없고, 긁다보니 열이 나고, 열이 나서 누워있는 악순환..

모로코의 거지같은 의사를 찾아가보았으나 그닥 도움은 전혀 되지않았다. 진찰만 비싸고, 처방해준 약은 전혀 소용이 없었다는...


그다음에 간신히 피부병이 낫는가 싶더니, 멍청하게 해먹에서 떨어져서 (...)

허리를 또 다쳤다. 거의 다 나았는데. 허리를 또 다치다니. 우울했다.

다시 침대에 누웠다. 두번째 허리가 아픈거다 보니 나름 요령이 생겼다. 간간히 요가 동작을 하며 버티고..


그다음에...1주후에..방광염 (...)에 걸리게된다. 화장실에 들락날락하다가 나중엔 피가 나오더라 (하하하)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또 버텼다. 멍청한 의사를 찾아가보았지만 역시나 돈만 날렸다.

물을 2리터를 마시고, 항생제를 복용하며..


모로코를 떠났다.

안녕- 제3세계는 이제 그만.



아프면 아무것도 할수없다.

정말 아무것도.

우울해하거나 외로움을 탈 여유도 없다. (이건 나름 장점인듯..)

정.말. 아무것도. 할수없다.

아프면 무조건 내 손해다.

우쭈쭈해줄 사람도 없고. 우쭈쭈해줘도 결국 아픈건 나혼자.

아프면 혼자 아플뿐.

우쭈쭈를 바라고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몸이 병을 발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젠장. 왜그랬니)

아마도 나의 경우는 그러했던것같은데. (주인이 자꾸 몸을 굴리고 혹사시키니까. 제발 몸좀 챙겨 주인아!)

아프면 그저 X 된다는 것을, 돈도 날린다는 것을, 혹독하게 이번에 알게된 까닭에...교훈을 뼈에 새겼다.


건강하자. 건강이 제일이다.

평상시에 내 몸을 우쭈쭈하면서 챙기자. 아프고나서 챙기지 말고.

어떻게 챙기냐? 나를 적극적으로 사랑하면 된다.


어떻게 몸을, 건강을 챙길 것이냐.

물론 술 줄이고, 담배 끓고, 일찍 자고, 규칙적으로 먹고..등등도 있지만.

이런 규칙들은 대부분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고, 가장 결정적인건 "나를 사랑하자" 인것 같다.


사람은 참 요상한 동물인 것이, (아니면 나는 요상한 동물인것이)

뭔가 우울하면, 어두운곳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고 배고파하고, 괴로워하면서 은근히 그걸 즐기는 변태가학적인 측면이 있다.

농장에서 힘들게 삽질하면서,

밤새도록 열심히 컴터 앞에서 일하고, 격무에 시달리면서!

전 남친 사진을 보면서 잠 못이루면서 눈물 질질 짜며 괴로워하면서!

머릿속에서는 드라마 한편 찍는거다. 뭔가 나 자신을 괴롭히면서, 나를 드라마 주인공으로 만들어놓고 그걸 즐김. (...)

그러면 뭐함? 아. 그래봤자 몸 상하고, 그러면 아프고, 아프면 결국 내 손해. gg

근데 내가 왜 이 짓을 해야함? 아무도 안알줌. 그래봤자 너만 아프고, 피곤할뿐.


그러니 존내 격렬하게 나 자신을 사랑해야하는 것이다.



이게 참 오글거리면서 뜬구름을 잡는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히 나 같은 경우는. 도무지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뭔지 너무 모르겠는거다.

사회에서 특히 가족과 친지들은 '이기적'이면 안된다고 졸래 말하다보니. 뭔가 나 자신을 사랑하면 안될것같은데....아 나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게 뭐지...

뭐 이렇게 헷갈리게된다. 지금도 그렇다. 사실.


다만 알게된 것은.

적어도 나 자신을 괴롭히는 멍청한 행동은 하지말자는 거다.


병의 70%는 결국 나 자신이 만들어냈다는 말이 있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 외부에서든, 나 자신에서든,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가 병이라는거다.

그러니. 내가 나 자신을 충분히 관심을 주고, 아껴주고 우쭈쭈해주면 아플일도 없고, 안 아프니까 이것저것 뭐라도 해볼수있는거 아닌가.

왜 이렇게 나 자신을 잠도 안재우고, 밥도 잘 안주고, 스트레스를 만들어내고, 하기싫은 일 억지로 하면서 괴롭히냐는거지.

그러면서, 초췌해진 나 자신, 열정으로 불태운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뿌듯해하냐는 거임.


예술은 고통을 먹어야 태어난다고 했나. 아놔. 그런 예술이라면 하지말게나. 그런 예술. 너나 하셈.

열정을 항상 불태워야한다고 했나. 그 열정 불태우다가 번아웃되서 공황장애 온다. 하지마.


그래서. 나는 베를린에 일단 와서.

건강을 챙기기로 했다.

나를 존내 사랑하는 법을 배워보려고 한다.

적어도 나를 괴롭히는 멍청한 행동은 이제 노노 할란다.


배고프니 밥이나 먹으러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니 취향이 진짜 뭔지 아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