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심플한 5가지 신청절차
드디어 에스토니아 탈린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일이면 마침내, 퐈이널리 E-residency를 받으러 간다. (음화화화)
E-residency가 그래서 당최 무엇이고, 언제, 어떻게 신청을 했는지 몽땅 다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헴헴.
1. E-residency는 무엇인가?
E-residency *전자 거주권, 영주권 (X), 그린카드 (X)
e-residency는 말 그대로 디지털 월드, 온라인에 존재하는 digital residency 전자 거주권이다. 이 거주권을 토대로 에스토니아 스타트업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즉, 전자 거주권 자체만으로는 오프라인에선 아무런 기능이 없다. 이걸 얻는다고 해서, 에스토니아 시민이 되는 것이 아니며, 유럽 시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여권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e-Residency will not grant you citizenship, tax residency, residence permit of rights, or entry into Estonia or the rest of the European Union
오프라인 세상에서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 그럼 이걸 왜 얻냐? e-residency를 발급받는 가장 큰 주된 이유는 에스토니아 법인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에스토니아 회사가 되면 자동으로 EU 회사가 되는 것이며 이는 유럽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그뿐인가? 대다수의 온라인 비즈니스에 필요한 법적 근거, 서류 작업을 한 번에 해결해준다. 예를 들면, 에스토니아(EU)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Estonian e-Residency card is not a physical ID card, and it can’t be used as a travel document.
다시 말하지만. 이 카드는 카드 자체로는 오프라인 세상에서는 아무짝에도 (?) 쓸모가 없다. (...) 흔한 학생증이나 운전면허증 정도의 의미도 없는 것이, 뭔가 개인정보를 증명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생김새를 보아하니 카드에 흔한 사진도 없다. '디지털' 아이덴티티 카드 이지. 오프라인에서는 그냥 플라스틱 카드.. 포켓몬 카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응?!)
2. 어떤 사람들이 E-residency를 신청하는가?
70%는 에스토니아 법인 설립을 위해서 e-residency를 선택한다.
어느 국가, 어떤 직업의 사람들이 e-residency를 선택하고, 어떠한 사업을 운영할까? 신청자 중 약 70%는 에스토니아 법인 설립을 위해서 e-residency를 선택한다. 해당 70% 중 대다수인 41%는 location- independent 한 법인 설립을 위해서, 2위인 27%는 에스토니아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싶어서 e-residency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어느 국가의 어떤 사람들이 이를 선택할까?
역시나, 멋쟁이 에스토니아를 이를 겁나 시원하게 실시간 통계를 확~ 오픈해놨다. (감탄) 놀랍게도(?) 1위는 옆동네 핀란드! 러시아. 미국 순이다. 한국도 무려 16위에 랭크되어 있다. 역시 재빠른 한국인!
성별로 살펴보았을 때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다.
무려 88%!!! 여성은 12%에 불과하다. 아무래도 tech 분야에는 남성이 많아서 그런 걸까?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사업을 운영하는 걸까? 가장 궁금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
1위. 컨설팅 업무
2위. 프로그래밍
3위. 무역
3. 자. 어떻게 신청을 하면 되는 건가? 딱 5가지 절차면 된다.
준비물: 여권 사본, 여권 사진, 신청 이유를 간단하게 작성한 영문 에세이, 100유로
(1) 홈페이지 입장
(2) 신상정보, 연락처 입력 및 여권사진과 사본 업로드
준비할 내용이 별다른 것은 없고, 다만 여권 사진을 새로 찍어야 한다. 여권사진용 앱을 별도 다운로드하여서, 흰색 배경 앞에서 정면 사진을 폰카로 찍고 해당 사진을 업로드하면 된다. 유의사항은, 기존 여권사진을 스캔하면 안 된다!
(3) 링크드인 그리고 페이스북 계정 입력
이를 위해 링크드인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페이스북 계정의 커리어 정리도 하도록 하자. 다시 한번 링크드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4) 에세이 작성
왜 레지던시를 신청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 갑자기 에세이를 작성하려니 약간 황망하여서 예시가 없나 뒤져보았다. 약 40분 정도 (생각보다 오래 걸림) 걸려서 3개의 문단으로 된 짧막한 에세이를 써서 작성하였다. 다음과 같다.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면 되니까 겁먹지 말자.
- 프로젝트 소개: 내가 하는 프로젝트는 이런 거임. 꽤나 멋지고 잘 나가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음.
- 프로젝트와 에스토니아: 이 프로젝트를 하려면 에스토니아에서 회사를 설립해야 함. 왜냐면 너네가 최고이니까.
- 개인적 의견: 이걸 하는 나는 이런 사람인데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잘난 것 같으니 에스토니아는 내가 필요할 거야.
- 고마워. 땡큐. 씨유 순.
(5) 돈을 낸다
100유로! 뙇!
4. 언제 신청했고, 최종 발급까지 얼마나 걸렸는가!
2월 4일 신청, 4월 10일 최종 확정! 총 65일 걸림
이 후 절차는 대략 이러하다.
- 신청 후 즉시 신청 확인 이메일이 온다.
- 그 이후 감감무소식..... (내 신상정보를 조회해서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조사를 한다고 한다.)
- 오랜 기다림 끝에 발급이 완료되었다는 이메일이 온다.
- 수령처 (신청 시 선택하였던 장소)로 e-residency가 도착했다고 이메일이 오면,
- 수령하러 가면 됨!
2018년 2월 4일. E-residency 신청을 했다.
2018년 3월 29일. E-residency 승인이 되었다는 이메일이 왔다. (53일 소요)
2018년 4월 10일. 최종 수령하러 오라는 이메일이 왔다.
즉. 신청부터 최종 수령까지 총 65일! 약 2달 걸렸다.
신청 당시 수령처는 서울로 지정하였으나, 너무 오래 걸리는 통에 서울에서 발급받지 못하고, 탈린에서 수령하는 것으로 변경해야 했다. 서울이었다면 아마 더 오래 걸리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되고 있긴 한 건지 2-3번 이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은 바로바로 온다. (감감무소식이면 바로 재촉 이메일을 보내자!) 최근 신청이 급증하여 늦어진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들을 수 있다. E-residency 프로그램으로 에스토니아 정부가 돈을 꽤나 벌었다고 하는데 신청 프로세스는 사실 혁신적이지도, 디지털 하지도 않아서 좀 실망스러웠다.
그리하여, 드디어 내일 탈린에서 E-residency를 발급받게 될 예정이다. 앞으로 레지던시를 토대로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을 차근차근 정리 및 포스팅 하도록 하겠다. Stay Tu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