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글을 쓰고 싶다.
무엇을 팔기 위한, 더욱더 읽히기 위한, 더욱더 좋아요가 많기위한 글 말고,
그냥 써 내려간 글을 쓰고 싶다.
군더더기 없이 단단한 글,
그런 글을 읽고 싶고, 쓰고 싶다.
그러한 글을 읽은지도 퍽이나 오래되었다.
이제 모든 글은 너도나도 관심을 받고자 현란하게 화장을 하고, 번쩍이는 장신구가 요란한 탓에 보고 있는 나는 피곤하다.
그냥 심심하고 밋밋하고 지루한 글을 읽고 싶다.
'평화로움' 혹은 '심심함'을 '미니멀리즘'!?!?' 외계어로 포장한 그런 거 말고.
그냥 그런 거. 그냥 그러한 글을 읽고 싶다.
나도 그런 글이 그립고, 그런 글을 쓰고 싶은데.
틀렸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내 머릿속은 이 글이 업로드되었을 때의 좋아요와 리액션을 계산하고 있으니, 이미 틀린 게다.
하.
나는 나로서 잘 살고 있나
매 순간 졸라 솔직하게 나의 인생을 살고 있나.
또다시 보이기 위한 가면을 써버린 건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