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필요 없다. 이거 하나면 됨!
장기여행 필수 아이템 00!
올해 여름휴가 00은 챙겨가세요!
세계여행 필수템은 무엇인가요?
관련 수많은 블로그, 유튜브 영상, 팟캐스트 나도 봤고, 들었고, 읽었고, 에버노트에 기록도 했었고, 페이스북에 저장도 해놨었다. 그리고 일명 장기 여행자, 노마드 4년 차가 된 오늘날. 뭔가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영상을 VLOG로 찍기도 하였다. 찍는 순간 참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그런데 찍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것은 레알 참 트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 구독자분께는 참으로 죄송, 송구스럽지만, 원래 사람이라는 것이 그러하다. 지나고 보면 생각이 바뀌는 것을 어쩌란 말이냐. 글이었다면 그냥 수정, 삭제하면 되지만 영상은 말입니다 찍고, 편집하고, 음악 넣고, 등등 고통의 과정이 많기 때문에 그냥 낼롬 수정-삭제가 되지 않는다. 아. 이것이 영상 vlog의 단점이구나.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게다가 찍다 보면 뭔가 아이템을 소개해야 할 것 같은 그런 이상한 느낌 같은 느낌이 든다! 젠장)
그래서. 다시 개털이 된 마음으로 돌아가서 장기 여행자의 필수템이 무엇인가. 다시 한번 레알 참 트루, 진실하고, 거짓이 없는 마음으로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답은 다음과 같다.
1. 돈
그렇다. 돈만 있으면 된다.
다 필요 없고, 돈이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장기여행 = 거지 여행인데 그 과정에 수반되는 모든 괴로움과 역경은 다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숙소 구하는 방법, 맛집 찾는 방법, 비행기표 찾는 방법 등등 검색의 99%는 돈을 아끼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느리다고? 돈을 처발라서 호텔 가거나 로밍해버리면 된다. show me the money 하는 순간 놀라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안 되는 것은 없으며 필수템을 찾는 수고로움 따위도 사라진다. 자본주의 만세(?)
2. 건강
그러나 돈을 처발라도 안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건강이다.
아프면 땡이다. 그리고 돈을 처발라도 안 고쳐지는 것이 인간의 육체인 것이다. 그러니 돈을 아끼기 위해 건강을 희생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자. 돈 아낀다고 48시간 버스 타고 이러지 말자.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술을 병째로 마시고 이러면 안 된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갑자기 산티아고를 걷겠다고 나서면 곤란하다. 건강해야 4년째 잠자리가 바뀌어도 허리가 안 아픈 거다.
3. 시간
돈과 건강을 다 바쳐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시간이다.
한국 사람들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항상 제일 바쁘다. 뭔가 휴대폰을 두들기고 있고, 찍고 있고, 저녁에 00을 해야 한다고 한다. 여행을 온 건지, 출장을 온 건지, 아니면 뭐하는지 모르겠으나 여하튼 바쁘다. 몸은 여행지에 있지만 정신은 아직도 한국에 있어서 그저 아무것도 안 해도 바쁘다. 그래서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고 있지 않다. 그럴 거면 그냥 한국 가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의 노예가 되어서 여전히 여행도 그렇게 일하듯이 빠듯하게, 빡빡하게 하지 말자. 현지에 스며들어서 살고 싶다? 일단 시간의 노예가 아닌,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엣헴)
돈. 건강. 시간.
그중에 제일은 '돈'이라...
굳이 하나 더 추가를 하자면, 마지막 필수템은 '사람'이다. 세계 여기저기 친구가 생기니까 너무나 편하다. 공항에 누가 마중 나와있는 것처럼 기분 좋은 것은 없다. 친구가 보여주는 동네 구경, 동네 식당이 제일 좋은 관광지이고 맛집이다. 검색 따위를 왜 하냐? 친구 집에서 자고, 친구의 친구 결혼식 구경도 가고, 그렇게 놀다 보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라는 고상한 생각을 하며 친구에게 맛난 것이라도 해줘야 할 텐데 고민하게 된다. 친구들 모였을 때 기타라도 멋들어지게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리, 음악, 노래, 춤... 잡기가 엄청나게 늘기 시작한다. 근데 말이다. 이거 잡기 아니다. 어찌 보면 이들이야 말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진정으로 중요한 아이템이다. 화웨이 00을, 와이파이 도시락 챙겨가지 말고, 기타를 챙겨가기 바란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올 것이고, 그들이 친구가 되어 당신의 여행을 도와줄 것이다.
와이파이 챙겨가지 말고, 기타를, 요리 솜씨를, 춤솜씨를 챙겨가라
내가 썼지만. 정말 감동인 것 같다. 사실이다. 한국, 중국, 일본 친구들은 그저 방구석에 처박혀서 인터넷 서핑이나 하고 있다. 그러지 말자. 그럴 거면 왜 여행 왔니....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사실 요리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허허) 하지만, 기가 막히게 뻔뻔하게 댄스 스텝을 밟을 수 있으니 상관없다. 엣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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