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May 24. 2019

블로그의 시대는 저물고, 유튜브의 시대인가?

일단 눈이 아파

브런치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3월이라니!

오늘이 5월 말인데! 그럼 무려 2달 동안 업데이트를 안 한 셈이다. 이때까지 브런치를 운영한 역사상(?) 가장 큰 공백이 아니었나 싶은데,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 공백을 거의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나! 개인적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1. 유튜브는 습관이다. 블로그는 취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일단 유튜브부터 켜서 노래를 듣는다.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 중임) 노래를 들으면서 구독하고 있는 유튜브들의 업데이트 내역을 살펴보고, 그리고 이메일 함으로 옮겨간다. 업무 하는 중에도 간간히 유튜브에 들어가서 음악을 바꿔준다. 유튭은 습관이다. 그래서 플랫폼에 항상 동동 떠있다 보니까 계속 시청을 하게 된다. 반면에 블로그는? 일과가 끝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잠자기 전 등 자투리 시간에 클릭을 (!) 해줘야 한다.  요즘 자주 들어가지도 않는 페이스북 피드에서 어쩌다 발견돼서 클릭되면 그나마 다행인 경우이다.


2. 유튜브는 자극적이다. 블로그는 정적이다. 

어쩔 수 없다. 유튜브는 화려하고, 자극적이고, MSG가 팍팍 쳐져있다. 제목이랑 썸네일도 유혹적이어서 클릭을 안 할 수가 없다. 유튜브만 슬쩍 봐도, 다음에 봐야지... 하고 키핑 해둔 콘텐츠가 쌓여있다. 뭔가 이슈하나 터지면 유튜브는 난리도 아니다. (특히 정치) 관련 포스팅이 쏟아져 나온다. 화려한 영상, 관련 자료, 말빨, 그래픽, 자막에 빠져들면 나오기가 힘들다. 반면 블로그는 정적이고 순하다. 콘텐츠도 자극적이고, 야하고, 논란적인 것보다는 재밌고, 서정적인 글이나 혹은 정보전달을 위한 글들이 대세를 이룬다.


3. 일단 눈이 아프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인데. 컴퓨터로 일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쉴 때는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싶다. 유튜브의 경우 그냥 듣기만 해도 되지만, 블로그는 또 나의 눈을 혹사시키면서 뭔가를 봐야 한다. 블로그를 볼 때는 유일하게 쉬는 시간인데, 이제 눈이 아프니까 그마저도 '팟캐스트'로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블로그를 방문하고, 왜 블로그에 기록하는가? 

정적인 취미이며, 동시에 "사적인" 블로그 이기 때문에, 그건 블로그만 제공할 수 있는 매력이라서 그런 듯하다. 유튜브는 공개방송의 느낌이라면, 블로그는 '사적인 일기장'의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파급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소통의 질' '깊이' 측면에서는 역시 다른 채널이나 플랫폼이 따라갈 수 없다고 느낀다. 


유튜브는 잘 차려입고 웃으며 제작해야 하지만, 블로그는 잠옷을 입고, 누워서, 우울한 날에도 한숨을 푹푹 쉬면서 쓸 수 있다고나 할까? 그게 더 정직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에 드는 블로거를 즐겨찾기 해두고, 가끔 읽어보면서 공감하고, 몰래 좋아요를 누르곤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