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Jul 08. 2022

'노마드 코더'를 운영한 지 5년이 되었다

지속가능한 소기업의 길을 찾아서


사실 이 글을 적는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

2022년 6월이 되었다. 이제 5년차 회고를 적어야 한다.
그러나 도무지를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문뜩 (이라고 적고 화장실에서...라고 읽는다) 사람들은 '과정'을 읽는걸 좋아하고 이를 중요시 여긴다는 아티클을 보고. 그래! 나의 이런 개똥 고민들도 아직 정리된 형태는 아니지만. 어떻게든 분출. 배출을 해두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거나. 힘이 될 수 있겠지...혹은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겠지...위로가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로 옮겨 적어본다.


5년차의 노마드코더는 힘들었다. 아팠기 때문이다.


2021년 7월 - 9월

녹색 찬란한 여름이 왔고. 나는 아팠다. 달력에는 병원 기록밖에 없다.
허리 디스크가 도졌고. 이제 고통이 다리로 내려왔다. 걸을때마다 오른쪽 다리에서 신경이 자글자글 끓어서 10분 이상을 걸을 수가 없었다. 우울했다. 매주 3회 이상을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옮겨다니며 방법만 찾아다녔다. 눈물로 얼룩진 여름이었다. 아프니까 열심히 일만 했다. 웹사이트 리뉴얼을 열심히 하면서 계속 뚝닥뚝닥 페이지를 이쁘고 세련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외로웠다.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도 못만나고. 허리 때문에 더더욱 활동이 제한이 되니까. 답답했다. 그래서 줌으로나마 사람들을 보고 싶어서 1:1 인터뷰를 요청했다. 지금 돌이켜보니 정말 신의 한수였다. 덕분에 나의 외로움도 덜 수 있었고.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 (번아웃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요...) 등등을 물어보면서 다시금 동기부여도 얻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1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인터뷰는 진행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핀란드까지..다양한 국가에 있는 사람들...
플로리스트. 고양이 집사 (ㅋㅋ). 한의사. 초등학교 선생님. 수의사까지..
정말 다양한 직군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 와중에 출판된 2번째 책..!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 첫 인터뷰...!


2021년 10월 - 11월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이 왔다. 나는 서서히 아주 천천히 개선이 되기 시작했다.
병원은 이제 1주일에 1회만 다녔고. 가볍게 제주도로 부산으로 놀러갔다. 지금 돌아보니, 아픈 몸을 이끌고 억지로 외부로 다니면서 기분이 좋아졌고 -> 그래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병원이 나를 고쳐준 것 같진 않다...아프다고 병원만 다니고. 집에 쳐박혀 있으면, 더 아프기만 할 뿐이다. 기억하도록 하자. (-_-)


무엇보다 마침내 10년 된 중고차를 장만하고, 니꼬의 운전면허 득템으로 한국을 쏘다닐 수 있게되었다...!! (만세!!) 희망이 보이는 듯 하였던 가을이었다. 


중고차 득템!!


2021년 12월 ~ 2022년 3월

그러나. 혹독한 겨울이 왔고. 이번엔 니꼬가 아팠다. 나도 다시 아파졌다.

뭔가 다 괜찮아질듯하더니. 겨울이 왔고. 오미크론이 다시 유행했고. 니꼬는 백신 휴유증으로 아프고. 나도 덩달아 허리가 다시 아파서 병원을 다녔다. 병원이라면 정말 징글징글하다. 답답한 육체를 이끌고 그저 산을 다니면서 힐링하는게 유일한 낙이었던 답답한 겨울이었다.


둘둘 껴입고 산에 쏘다님
노마드 굿즈 2021! 잊지않았다! 기부도 잊지않았다!
줌으로나마 진행한. 노마드 2021 송년회!


그래도!! 2021년을 끝내기 전에 뭔가. 하나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그리고 그러기로 약속했던 기억 때문에...) 꾸역꾸역 기획해서 2022년이 짠~ 하고 시작하자마자! 신규 프로젝트를 런칭 했다. '노마드 개발자 북클럽...!" 순식간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신청했던, 나중엔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하게된 기획으로, 뿌듯했다. 역시 뭔가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은 즐거운 것이다.


노마드 개발자 북클럽 aka "노개북"



2022년 4월 ~ 6월

떠났다. 남미로-!

코로나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짐을 꾸려서 일단 니꼬네 집으로 향했다. 집밥을 먹으면 (?) 몸과 마음이 낫지않을까..생각해서 였는데. 뭐 절반은 사실이었다! 집밥이 문제가 아니라, 그저 떠나서!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곳을 가는 것 만으로 충분했다. 몸과 마음이 저절로 나아버리는 느낌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샘솟는 느낌이었다! 


힐링이 절로되는 파-란- 하늘!


시간대가 아예 다른 남미로 떠나는 것 만으로도 몸에 암세포처럼 퍼져있던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는 느낌이었다. 사실 계속 비행기를 타고, 침대를 바꾸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있는 이러한 모든 행동들이 이론적으로는 허리에게 굉장히 무리가 가는 것들이었는데, 오히려 허리 통증이 아주 급격히 호전되어서! 지금은 병원을 다니지 않아도 된다 -!!!! 심장에 무리가 가서 커피도 술도 못마시던 니꼬의 건강도 모두 100% 회복되었다. 이거슨....여행이 주는 만병통치약인건가...!?!?!?! 


그 와중에 출판된 3번째 책..!



그렇게 남미에서 새로운 서비스 기획을 또 할 수 있었고. 노마드의 인기 강의와 챌린지를 엮어서 만든 '노마드 10주 스터디'는 현재 순조롭게 운영 중이다. 역시 짧게 일하더라도, 즐겁게! 제대로 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줌으로 얼굴보면서 진행하는.. 10주 노마드 스터디!




뿌듯한 것.


* 수강생 (작년: 10만명 -> 현재: 18만명)
* 유튜브 (작년: 32만명 -> 현재: 45만명)

* 슬랙채널 멤바 (작년: 1.9만명 -> 현재: 3만명)

* 굿즈 2021 판매. 수익금 전액 기부

* 책 출판 2회 (클론코딩 트위터 / 클론코딩 줌)

* 새로운 시도 3건 (인터뷰 / 노마드 개발자 북클럽 / 10주 개발자 스터디)


무엇보다 가장 뿌듯한 것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우리 커뮤니티 멤바들이 좋아할만한. 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찾았고. 고민했고. 의견을 들어봤고. 뭔가를 만들어냈다. 작년의 약속(?)을 지키는 데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 아. 역시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는 것은 참 짜릿하고 재미있는 것이다. 


버리거나 고쳐야할 것.


일과 삶의 균형

너무나 뻔한 말이지만 사실 자영업하는 사람들에겐 가장 지키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조금만 더..., 이것만 하고..를 외치다가 결국 10시간을 넘게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일을 하다보면, 결국 종당에는 건강을 해치게 된다. 철저하게 건강 관리 잘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꾸준히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프로페셔널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지금은 너무나 뼛속 깊이 이 말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목숨 걸고 (?)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업무시간이 종료되면, 그냥 컴퓨터를 닫아버리고 쳐다도 보지 않는다. (끗! 몰라! 이제 안해!)
쉬는 것이 일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


계속 해야할 것.


새로운 도전

유저가 많아지고, 보는 눈이 많아질 수록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브런치. 유튜브 모두 구독자가 0명에서 시작했는데. 그때 썼던 글들이 영상들이 지금봐도 제일 재밌고 참신하고, 날 것의 그것이라 보기가 좋다. 이젠 뭐 보는 눈들이 많다보니 웬지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이고, 자기검열도 더 많아졌다. (젠장) 정말 정말 정말 *1000000 감사한 일이지만. 동시에 부담스럽고 무서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도전은 멈춰서는 안된다!

새로운걸 뿜뿜 만들어내고, 기획하고, 전달할때 그 누구보다 내가 기쁘고. 살아있음을 (!?)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도 계속 도전도 하고. 실패도 많이 해야. 성장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실패가 없었다는 말은 곧 새로운 도전도 안했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실패를 해야한다! 더 자주! 적극적으로! 넘어져봐야 달리는 법을 알게된다구!


깨닫게 된 것.


지속가능한 소기업의 길

코로나19의 영향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지난 2년간 그리고 지금도 한국에는 엄청난 코딩 광풍이 불고있다. 그 기운과 여세를 몰아 회사를 크게 만들고.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투자를 받고. 사옥을 넓히고. 직원을 뽑고. 전면 광고를 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경영학도로서 그렇게 배워왔고, 수많은 미디어에서 그것이 올바른(?) 멋진(?) 스타트업의 길이다. 사업의 길이다...고 배워왔다. 그리하여 매출 수백억을 달성하는 역동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인터뷰도 하고, 컨퍼런스 나가서 강연도 하고 말입니다....


문제는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한숨)

여전히 노마드코더는 니꼬와 나를 포함 이제 총 4명이서 뚝닥뚝닥 운영을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후발주자 회사가 엄청나게 광고를 하고, 성장을 하고, 신문에 매출 000억 찍고 이제 00을 할겁니다! 라고 인터뷰를 하는 걸 보면, 10g 정도 (!?!?!) 기분이 나쁘고 속이 상한다. 

하지만 동시에 "아니. 그게 얼마나 부질없는지 알잖아..." 라는 생각과 함께 나 자신을 다독인다.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일하고. 원하는 곳으로 언제든 떠날 수 있는 현재의 자유가 더 귀하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다. 일명 '지속가능한 소기업'


적당히 벌고. 진짜 잘~~ 살자. 

매몰되어서 일을 하다보면 사실 나조차도 자꾸 까먹어버리는 메시지이다. 

일이라는게 참 무서워서. 어느순간 일이 나를 일 시켜버리는 지경에 빠져서 (??) 결국 허리도 나가고, 우울해지고, ㅂㅅ이 되기도 했었는데. 아. 아니다. 삶이 중요하다. 살아야한다. 매일. 매일을 진정으로. 내가 주도적으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Live Before I Die


나에게 이정표가 되어준 노래 "Mike Posner - Live Before I Die"


앞으로 나의 목표는. 그래서 나 자신을 해치지 않고. 우울감에 빠지지않고.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잘 살면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이거 진짜 어렵다. (-_-)(하아..)

책임지지 못할 말은 하지 않고. 욕심 내지 않고. 우리의 속도에 맞추어서 나아가면 된다. 거대한 기업이 되어서 수백억의 매출 만들어냈다고 자랑 안해도 된다. 창립기념일을 화려하게 자랑하고 파티 안해도 된다. (그런거 너무 힘들다....) 그보다 나에게 중요한건 나의 속도에 맞추어서. 안아프고. 건강하게. 뚜벅뚜벅 커뮤니티를 만들고. 번아웃 없이. 꾸준히. 좋아하는 강의를 만들고.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면된다.


잊지말자



하. 정말 쓰기 힘들었던. 노마드코더의 솔직한 5년 회고이다.

그렇게 내가 다닌 가장 오래된 회사가 노마드코더가 되었다. 고맙다! 진짜로!

자. 그러니까 다들. Viva La Vida!





유튜브 : http://bit.ly/youtube_nomadcoders 

노마드 코더 : http://nomadcoders.co/





매거진의 이전글 무한경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